[어저께TV] '화신', 김구라 들어오니 더 정신없다...시청률도 하락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3.05.15 07: 26

새로운 MC 김구라의 투입이 ‘화신’에 나름의 신선함을 불어넣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던 프로그램의 산만한 진행은 결국 잡지 못했다. 여전히 MC와 게스트들은 각자 고삐가 풀린 망아지처럼 뒤엉켜 방향성 없이 무작위로 널뛰었다.
지난 14일 방송 SBS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이하 ‘화신’)에서는 방송인 김구라가 MC로 처음 투입돼 기존 MC 김희선, 신동엽, 윤종신 등과 호흡을 맞췄다. 김구라는 첫 출연임에도 불구하고 서인국, 봉태규, 최강희, 박정철 등 게스트는 물론 MC들에게도 서슴없는 독설을 퍼부어 ‘독설의 아이콘’으로서의 건재함을 과시 했다.
하지만 방송 초반부터 풍겼던 산만함과 매끄럽지 않은 진행 등의 문제는 김구라 투입으로도 해결될 기미가 전혀 보이질 않았다. 오히려 김구라-윤종신의 호흡으로 경쟁 방송국의 인기예능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스')가 겹쳐 보이는 악효과도 발생했다. 그마나 '라스'는 그런 무질서 속에서 MC 각자의 개성을 한데 아우르며 혼동 속에 질서, 그 자체를 특성으로 승화시킨 대표 프로다.

결국 시청률도 떨어졌다. 15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 14일 방송된 '화신' 시청률은 5.3%를 기록해, 지난주 6.0%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기획력이 결여된 듯한 새로운 코너도 문제. ‘화신’ 측은 퀴즈를 활용한 기존 방식을 버리고 ‘풍문으로 들었소’와 ‘한줄의 힘’이라는 코너를 신설해 분위기 전환에 나섰지만, ‘풍문으로 들었소’가 단순 연예계 소문, 즉 증권가 정보지에 등장한 내용에 의존해 자극성을 담보로 한 토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실망감만 안겼다.
‘한줄의 힘’ 역시 별다른 특색과 차별화를 발휘하지 못한 채 코너를 위한 코너 아니냐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 전망. 결국 이도저도 아닌 특성 없는 토크쇼라는 비난과 지적만 끝없이 무한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구라의 복귀를 의식이라도 한 듯 김구라에 유독 집중된 방송 포커스는 전체적인 밸런스를 무너뜨렸다. 의식적으로 도드라지게 만든 편집 탓인지, 아니면 김구라의 남다른 의욕 탓인지, 기존 3MC 체제 자체가 뒤흔들린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물론 해당 MC 조합은 우연처럼 이날이 마지막이 됐다. 바쁜 스케줄로 하차하는 윤종신을 대신해, 이날 게스트였던 봉태규가 다음주부터 새 MC로 투입돼 김희선, 신동엽, 김구라와 새로이 MC 호흡을 맞추게 됐기 때문.
코너 특성상 방송 내내 자극적인 멘트가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털털한 성격의 MC 김희선이 돌직구 질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재미요소를 만들어내는 게 지금의 ‘화신’이다. 하지만 이미 여러 방송국에서 수많은 토크쇼들이 자극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게스트를 궁지에 몰아세우는 식의 콘셉트를 차용해 시청자를 만나왔던 만큼 차별화가 급선무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 MC들끼리의 자연스러운 호흡과 매끄러운 진행이 우선적으로 확보되어야만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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