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월화드라마 ‘아홉번의 시간여행: 나인’에서는 모두가 주연이었다.
지난 14일 20회를 끝으로 종영한 ‘나인’은 주인공 이진욱, 조윤희의 깊은 감정 연기에 정동환, 전노민, 이승준 등 명품 배우들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성과를 거뒀다.
먼저 이진욱은 ‘나인’을 통해 재발견된 배우라는 말을 들을 만큼 성장한 연기를 보여줬다. 로맨틱 코미디의 남자주인공으로서의 적당한 달달함과 목숨을 걸고 오가는 절박함이 균형을 이뤘다. 특히 지난 19회 죽기 직전의 모습에서 이진욱은 죽음을 앞둔 인간의 복잡한 감정선과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감정을 자극했다.

조윤희 역시 사랑하는 남자를 의도치 않게 잃어야 했던 숙명을 폭풍 같은 감정으로 풀어냈다. 주민영에서 박민영이 된 순간, 사랑했던 사람을 삼촌이라고 불러야 했던 순간부터 조윤희의 고민은 시작됐다. 조윤희가 전작인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보여줬던 무뚝뚝한 방이숙과는 분명 거리가 있었다. 실제 조윤희는 주민영에서 박민영, 다시 주민영으로 돌아가는 감정을 쫓아가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전언이다.
‘나인’에서는 누구하나 엇박자를 내는 사람이 없었다. 특히 갈등의 중심에 섰던 인물 최진철을 그린 정동환의 연기는 압권. 그는 명예와 권력을 손에 넣기 위해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냉혈한의 모습을 그렸다.
전노민은 아버지를 죽였다는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나약한 자아의 소유자로 항상 고뇌에 빠진 모습을 그렸다. 과거의 기억으로 인해 전제된 우울함은 그가 착한 성품을 가졌지만 약물 중독에 빠졌던 상황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데 힘을 줬다. 박형식도 아버지의 죽음과 이에 연루된 형의 존재로 괴로워하는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 앞으로의 활동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승준은 극중 박선우의 가장 가까이에 있었던 인물 한영훈으로 활약했다. 한영훈은 목숨을 걸고 시간 여행을 했던 박선우의 유일한 버팀목이었다. 그는 변화를 가장 빠르게 감지하고 혼란스러운 현재를 정리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며 극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한편 ‘나인’에 이어 오는 27일부터 이종혁, 수영, 이천희 등이 출연하는 ‘연애조작단: 시라노’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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