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우완 '파이어볼러' 김혁민(26)이 5월 들어 정상급 토종 선발로 떠올랐다.
김혁민은 지난 14일 목동 넥센전에서 7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피칭을 펼치며 시즌 2승(4패)째를 따냈다. 4월에는 6.00이었던 평균자책점도 4.28까지 낮췄다. 4월과 달리 5월에는 확실한 선발로 자리 잡았다.
지난 3일 대전 SK전에서 7⅔이닝 4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역투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한 김혁민은 8일 마산 NC전에서 피홈런 3개를 맞으며 4실점했지만 6⅔이닝을 던지며 이닝이터의 역할을 했다. 5월 3경기 모두 6⅔이닝 이상 소화 중이다. 올해 48⅓이닝을 던진 김혁민은 조조 레이예스(SK·56⅓이닝) 쉐인 유먼(롯데·49⅔이닝) 크리스 세든(SK·48⅔이닝)에 이어 4위로 토종 투수 중에서는 1위다. 투구이닝 10걸 중 토종 투수는 김혁민 외에 송승준(롯데·43이닝) 뿐이다.

5월의 김혁민은 롯데 외국인 투수 크리스 옥스프링(22이닝)에 이어 두 번째 많은 21⅓이닝을 던지고 있다. 토종 투수 중 가장 많은 투구이닝으로 이닝이터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5월 평균자책점도 2.11로 리그 7위인데 토종 투수 중에서는 윤성환(삼성·0.00)-이태양(NC·1.31)-서재응(KIA·2.00) 이어 4위에 올라있다.
김혁민의 5월 활약은 4월 부진과 더욱 대비된다. 4월에만 하더라도 김혁민은 7경기에 승리없이 4패2홀드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선발로 나와 5회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강판된 것도 3경기. 좋은 구위에도 컨트롤 난조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5월에는 달라졌다. 김혁민은 "시즌 초반에는 제구가 잘 되지 않아 어려웠다. 최근에는 아무 생각없이가운데만 보고 던진다는 생각으로 하다 보니 제구가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혁민의 9이닝당 사사구는 4월 5.00개에서 5월에는 2.95개로 2개 가량 줄었다. 제구가 안정되면서 기복이 감소되고 있다.
김혁민의 활약으로 한화 마운드도 5월 들어 한결 안정감이 생겼다. 5월 평균자책점은 4.05로 리그 전체 3위. 김혁민 홀로 5월 한화의 80이닝 중 26.7%를 책임지고 있다. 김혁민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준 덕분에 한화도 송창식-유창식 등 불펜투수을 아낄 수 있었다. 한화는 5월 김혁민이 선발등판한 3경기를 모두 이기며 4승5패로 선전 중이다.
한화 김응룡 감독은 "김혁민은 에이스가 될 수 있는 선수다. 볼은 정말 좋다. 제구만 되면 누구도 치기 어렵다. 기복없이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혁민이 5월부터 기대에 걸맞은 활약으로 한화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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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