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운의 재기를 이끈 이한일 트레이너의 헌신적인 노력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5.15 10: 46

"요즘 일할 맛이 절로 납니다".
14일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이한일 삼성 라이온즈 재활군 트레이너는 함박 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 트레이너는 지난해 동고동락했던 신용운의 재기 과정을 지켜보며 "트레이너가 되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신용운은 2011년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IA에서 삼성으로 둥지를 옮긴 뒤 현역 은퇴를 고민했었다. 10년간 몸담았던 팀을 떠난다는 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었다. 당시 그는 "2차 드래프트 이후 충격이 컸던 게 사실이다. 한 팀에 10년간 있었는데 이적 통보를 받게 돼 야구를 그만 둘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고 털어 놓기도. 팔꿈치, 어깨 등 성한 곳이 없었다.

럭비 선수 출신 이 트레이너는 "어떻게 해서든 신용운의 부활을 돕겠다"고 팔을 걷어 붙였다. 재활군 선수들의 컨디션을 관리하는 게 그의 업무이지만은 관련 서적을 탐독하며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선수들의 순발력 향상 훈련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자비를 들여 복싱을 등록할 정도로 열정적이다.
재기를 향한 신용운의 남다른 의지와 이 트레이너의 열정적인 지도가 힘을 모은 덕분에 신용운은 12일 포항 KIA전에서는 이범호를 범타 처리한 뒤 팀의 역전 덕택에 KIA 시절이던 2007년 8월 2일 문학 SK전 이후 2110일 만의 승리를 거뒀다.
신용운은 이적 후 첫 승을 거둔 뒤 이 트레이너에게 가장 먼저 전화했다고 한다. 이 트레이너는 "용운이의 전화를 받은 뒤 제가 더 기쁘더라고요. 용운이는 제게 거듭 고맙다고 하던데 용운이가 열심히 해준 덕분이죠. 용운이의 성공 사례가 다른 선수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자신을 낮췄다.
권혁, 차우찬과 함께 1군 좌완 계투 요원으로 활약 중인 백정현 또한 이 트레이너의 정성과 노력 덕분에 건강한 모습으로 1군 마운드에 복귀할 수 있었다.
이 트레이너는 "이제 (권)오준이형이 1년 안에 마운드에 오를 수 있도록 개인 시간까지 포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오준 또한 "이한일 재활군 트레이너의 의욕이 남다르다. 거의 나를 잡아 먹겠다는 분위기다. 이 트레이너가 '경산에 오면 각오하라'고 선전포고를 했었다"고 농담을 던졌다.
스타 선수들의 활약보다 시련을 딛고 재기한 베테랑 선수들의 투혼은 더욱 감동적이다. 이 트레이너처럼 숨은 조력자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언제나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트레이너 파트의 헌신적인 노력 속에 삼성의 전성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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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운과 이한일 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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