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고의 1번타자는 두 말할 것 없이 삼성 배영섭이다. 타율(0.379) 출루율(0.484) 모두 리그 전체 1위에 오르며 1번타자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배영섭에게 가려져있는 정상급 1번타자가 또 하나 있다. 바로 NC의 1번타자로 자리 잡은 외야수 김종호(29)다. 지난해 특별지명을 통해 삼성에서 NC로 이적한 김종호는 김경문 감독의 전폭적인 믿음아래 1번타자로 고정, 풀타임 주전 첫 해부터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김종호는 올해 31경기 모두 출전, 110타수 34안타 타율 3할9리에 11도루 29득점을 기록 중이다. NC 팀 내에서 최고 타율을 기록하며 리그 전체 17위에 랭크돼 있다. 볼넷 15개와 사구 5개로 출루율도 무려 4할1푼2리. 이 역시 팀 내 1위이자 리그 전체 9위에 해당하는 호성적이다.

여기에 도루도 11개를 성공시키며 오재원(두산·14개)과 김선빈(KIA·13개)에 이어 3위에 올라있다. 도루 실패는 3개로 도루성공률은 78.6%. 10개 이상 도루를 성공시킨 선수 중 전준우(롯데·83.3%) 다음으로 뛰어나다. 여기에 좌타자이지만 좌투수 상대로도 타율 3할7푼8리를 기록하는 등 순도 높은 활약으로 조금씩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다.
김종호의 타율과 출루율 그리고 도루는 9개팀 1번타자 중에서 최고 수준이다. 타율은 배영섭과 이명기(SK·0.340)에 이어 세 번째로 높고, 출루율은 배영섭(0.484)에 이어 두 번째다. 여기에 도루는 1번타자 중 최다. 이종욱(두산) 이용규(KIA) 등 내로라하는 1번타자들을 능가하는 성적이다.
특히 5월 들어 확실히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4월에는 22경기에서 73타수 17안타로 타율이 2할3푼3리밖에 되지 않았지만, 5월 9경기에서는 37타수 17안타로 타율이 무려 4할5푼9리에 달한다. 5월 9경기 모두 안타를 때리고 있으며 그 중 3안타 2경기 포함 6경기가 멀티히트다.
이 같은 김종호의 활약은 새삼 김경문 감독 안목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준다. 지난해 김종호가 특별지명으로 NC의 부름을 받을 때만 하더라도 의문의 시선이 많았다. 김종호가 삼성의 2군에서 꾸준하게 활약했지만 상대적으로 1군에서 노출과 지명도가 낮은 탓이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지난해 2군 퓨처스리그에서 1년을 보내며 삼성 선수 김종호의 가능성과 자세를 주목했다. "뭐가 있으니까 널 뽑은 것이다. 편하게 하라"는 말로 김종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4월 적응기에도 그를 1번으로 계속 밀어붙였고,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김종호도 김 감독의 기대에 보답하기 시작했다.
배영섭의 폭발적인 활약에 가려져있지만 김종호의 활약도 1번타자로는 정상급이다. NC의 5월 반격에 있어 김종호의 이름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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