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류제국의 1군 데뷔 날짜가 확정됐다.
LG 김기태 감독은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1군 선수단 훈련에서 “일요일 선발로 류제국이 등판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류제국은 지난 1월 31일 LG 입단 후 109일 만에 KIA를 상대로 잠실구장서 1군 마운드를 밟는다.
KIA의 선발 로테이션을 고려하면 류제국은 고교시절 라이벌 김진우와 선발 매치업을 벌일 확률이 높은 상황. 12년 만에 라이벌 대결이 열리는 가운데 역시 류제국의 과제는 KIA의 막강 테이블세터진이다. 올 시즌 KIA는 주로 이용규와 김선빈을 나란히 1, 2번 타순에 배치시키고 있는데 둘은 리그 정상급 타자답게 끈질기게 파울 타구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이용규는 ‘용규 놀이’라 불릴 정도의 정교한 커트 실력으로 상대 투수를 제풀에 지치게 만든다.

올해 이용규와 김선빈의 타석당 투구수가 3.9개에 불과하지만, 류제국 입장에선 이들의 좁은 스트라이크존과 정교한 컨택능력에 당황할 수 있다. 실제로 류제국은 퓨처스리그서 오랜만에 한국 타자들을 상대한 소감으로 “한국 선수들의 선구안이 좋아서 힘들었다. 어중간한 공은 다 보고 지나가고 컨택 능력도 좋아서 투구수를 조절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류제국의 주무기는 투심 패스트볼과 싱커. 류제국은 미국 진출 당시만 해도 150km를 상회하는 포심 패스트볼 위주의 투구로 삼진을 잡는데 중점을 뒀었다. 그러나 이후 빅리그에서 경험을 쌓으며 경제적인 투구에 눈을 떴고 그러면서 땅볼 유도에 초점을 맞춰갔다. 류제국과 퓨처스리그서 호흡을 맞춰본 포수 A는 “투심 패스트볼과 컷패스트볼의 볼끝이 좋다. 쉽게 땅볼을 유도할 수 있다”고 했고 포수 B는 “경기를 운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류제국 스스로 투구수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에 매진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분명 쉽지 않은 데뷔전이 될 확률이 높다. 최근 타선이 식긴 했지만 KIA에는 이용규와 김선빈 외에도 막강한 타자들이 넘쳐난다. 류제국 또한 지난 4월 24일 “LG가 지금까지 상대한 팀들을 보니 역시 KIA가 공격력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류제국은 “잠실에서 진우와 맞대결하면 긴장도 되지만 재미있을 것 같다”고 웃으며 특유의 승부사적인 기질도 동시에 비췄다.
한편 류제국이 LG에 입단한 직후부터 호흡을 맞춘 계형철 잔류군 책임코치는 “이전부터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상태는 만들어져 있었다. 폼이 예쁘고 일정하며 흔들림이 없는 투수다”며 “하지만 우리나라 타자들의 성향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2군에서 선발 등판 간격은 길었는데 1군 선발 로테이션을 어떻게 소화할지도 지켜볼 부분이 아닐까 싶다. 전날 제국이가 인사를 왔는데 ‘가서 열심히 해라’고 등을 두들겨 줬다”고 이야기했다.
인기구단 LG와 KIA 주말 잠실 경기인 만큼 이미 표는 매진된 상황. 올 시즌 LG의 ‘빅 히든카드’ 류제국이 등판함에 따라 이날 경기에 대한 관심도 폭발 직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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