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드라마 '구가의 서'(극본 강은경, 연출 신우철 김정현)가 본격적인 2막을 열었다. 횟수로도 정확히 절반의 전환점을 돈 상태. 월화극 1위의 자리를 수성하고 있는 이 드라마가 그려낼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
우선 새 인물의 등장이다. 지난 14일 방송된 12회에서는 죽은 자가 살아났다. '강치애비' 구월령(최진혁)이 부활하고 강치의 친어머니인 윤서화가 등장한 것이다. 윤서화는 조관웅의 무형도관을 움직이는 숨은 실세 중 한 명인 자홍명(윤세아)으로 등장했다. 가마 안에 탄 자홍명은 베일에 싸인 신비로운 모습. 20년 전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던 최강치 친어머니의 재등장은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뿐만 아니라 당초 최진혁의 재등장이 알려져 화제를 모은, 달빛정원에 20년 전 담평준의 칼을 맞고 잠든 구월령의 귀환은 시청자들을 '낚았음'에도 기대를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시뻘겋게 물든 눈을 번쩍 뜬 이 짧은 영상은 강렬한 비주얼로 보는 이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죽은 자들의 부활, 드라마는 새 인물들의 (재)등장으로 보다 풍성한 이야기를 풀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드라마에서 강치(이승기)의 멜로, 주인공과 악역과의 대결, 주변인들의 이야기 등이 고루 다뤄졌다면 앞으로는 인간이 되고 싶은 반인반수 강치의 모습에 더욱 집중될 것이란 예상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자신이 가족이라 믿었던 인간들이 반인반수의 모습에 뒷걸음질을 치고 달아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에 따라 그간 감정의 폭발이 크지 않았던 여울(수지)의 중요성과 함께 수지의 연기 폭도 늘어날 전망. 여울만이 염주 팔찌 없이 강치를 봉인시킬 수 있는 단 한 사람임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모두가 반인반수 강치를 경계하는 상황에서 강치를 짝사랑하는 여울은 그를 향한 흔들림 없는 확고한 믿음을 보여준 단 한 명의 인물이었다. 오직 여울만이 '힐링'할 수 있는 강치, 이 둘의 관계 발전은 시청자들을 설레게 한다.
이와 반대로 청조(이유비)는 좀 더 독해질 것이란 예상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박청조가 부모님의 원수이자 절대 악인 조관웅(이성재)과 초야를 치르는 모습이 그려졌다. 억지로 관웅 앞에 잡혀온 청조는 자신은 물론 오빠 태서(유연석)의 목숨을 위협하는 그의 악행 때문에 괴로워하지만 결국 가족을 위해 조관웅과 초야를 치렀다.
그는 이후 제 발로 춘화관에 다시 들어가 천수련(정혜영)에게 "예기가 되겠다. 예기가 되어 내 인생을 다시 살고 싶다"고 눈물을 흘리며 선언,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청조는 야수로 변해버린 강치에 등을 돌렸다. 악역 아닌 악역, 절절한 첫사랑의 입체적인 변신이다. 감정 변화의 폭이 보다 넓어질 여울과의 대립도 기대해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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