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처음 공개 결혼식 하기로 한 김조광수다"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5.15 14: 33

영화제작사 청년필름 대표이자 감독인 김조광수가 동성연인과 결혼식을 공개적으로 발표하며 “동성애자도 이성애자에게 주어진 권리가 당연히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조광수 감독은 15일 동작구 사당동 골든시네마 야외무대에서 결혼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스스로를 “한국에서 처음으로 공개결혼식을 하기로 발표한 김조광수”라고 소개하며 이에 대해 말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언젠가 공개적으로 결혼식을 하리라고 마음 먹었었다. 굳이 공개적으로 하려는 이유는 결혼식이 이성애자만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동성애자에게도 이성애자에게 주어진 권리가 당연히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만 마음 먹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고, 이에 동의하는 파트너가 필요했다. 그러다 2005년부터 나와 함께 미래를 꿈꾸려는 사람이 있었고, 같이 하겠다는 뜻을 보여서 꿈이 실현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조광수 감독과 결혼식을 올리는 동성연인 김승환 씨가 함께 했다. 김 씨는 “처음으로 공개적인 자리에 선다. 내 동반자인 김조광수 감독의 동성연인으로 19살 연하로만 소개돼 왔는데 사실 부담스럽기도 하다”며 신상을 소개했다.
그는 “가족, 친구들, 지인들에게 나의 성정체성과 김조광수 감독님과의 관계에 대해 지지를 받고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부모님은 김조광수 감독님과의 결혼에 대해 반대한 적이 없다. 다만 결혼식 발표와 장소에 대해 고민했다. 성소수자로 사는 것에 대해 호모포비아들에게 공격받고 상처 받는 것을 원치 않으셨기 때문이다. 정말 감사하게 나의 뜻을 존중해주셨고 결혼식을 허락해주셨다”고 말했다.
김 씨는 퀴어영화 전문 제작·수입·배급사인 레인보우 팩토리 대표이다. 이 회사는 김조광수 감독이 설립한 청년필름의 계열사로 지난 2011년 설립됐다.
김조광수 감독의 커밍아웃은 지난 2006년 개봉한 영화 ‘후회하지 않아’ 시사회에서 이루어졌으며, 이후 동성연인과의 결혼의사를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두 사람은 오는 9월7일 결혼식 날짜를 확정하고 최대한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식을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지난 1999년 영화 ‘해피엔드’ 제작자로 충무로에 발을 들였다. 이후 '와니와 준하', '질투는 나의 힘', '후회하지 않아' 등을 제작했고, 2005년부터 연출자로 변신해 '소년, 소녀를 만나다', '친구사이?',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등 주로 동성애를 소재로 하는 영화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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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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