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발표' 김조광수 "박근혜 대통령·반기문 총장 초대할 것"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5.15 15: 02

동성연인과 공개 결혼식을 올릴 것을 발표한 영화감독 김조광수가 결혼식에 유력 인사들을 초청할 뜻을 밝혔다.
김조광수 감독은 15일 동작구 사당동 골든시네마 야외무대에서 결혼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전 대통령 후보인 문재인 의원, 반기문 UN 사무총장 등 한국사회를 이끌어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초청장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유력인사들을 초청하는 이유로 성소수자 인권 신장을 꼽았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과 정치적 뜻은 다르지만 성소수자 인권을 앞당길 수 있다면 언제든 손을 잡을 것”이라며 국내 유력 인사들 외에 "독일 메르켈 총리도 결혼식에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김조광수 감독의 결혼식은 오는 9월7일 열린다. 김조광수 감독은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아주 공개적인 장소에서 식을 올리겠다. 많이 알려줬으면 좋겠다. 축의금을 모아서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렌스젠더) 센터를 만들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인권선진국에서는 이 센터가 지방자치단체나 국가기관 지원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한 군데도 없다. 논의도 안 되고 있다”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만 기다릴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축의금을 가능한 많이 모아야만 센터를 지을 수 있으므로 많이 알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결혼식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조광수 감독은 “사람들이 아주 많이 모일 수 있는 곳을 알아보고 있기 때문에 결정하지 못했다”며 “가장 적합한 곳을 찾아서 이번달 안에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결혼식 이후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한 법적 투쟁을 이어나갈 뜻을 밝혔다. 김조광수 감독은 “결혼식 이후 혼인신고 절차를 거칠 거다. 당연히 반려될텐데 헌법소원을 제기해 위배에 대해 판단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성결혼을 합법화 하기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할 거다. 국회위원을 접촉하고 국민들에게 의견을 묻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이번 결혼식이 한국 인권운동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혼식은 공연, 영화상영, 전시회, 토크쇼, 세미나, 뮤지컬, 각종 퍼포먼스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는 김조광수 감독의 19살 연하 동성연인인 김승환 레인보우 팩토리 대표 또한 자리했다. 레인보우 팩토리는 퀴어영화 전문 제작·수입·배급사로 김조광수 감독이 설립한 청년필름의 계열사로 지난 2011년 설립됐다.
김조광수 감독은 지난 1999년 영화 ‘해피엔드’ 제작자로 충무로에 발을 들였다. 이후 '와니와 준하', '질투는 나의 힘', '후회하지 않아' 등을 제작했고, 2005년부터 연출자로 변신해 '소년, 소녀를 만나다', '친구사이?',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등 주로 동성애를 소재로 하는 영화를 만들었다.
커밍아웃은 지난 2006년 개봉한 영화 ‘후회하지 않아’ 시사회에서 했으며, 이후 동성연인과의 결혼의사를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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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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