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즈라는 팀이름과 어울리는 아이디 '플레임'을 사용하는 이호종(21)은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카오스 유저로 다른 LOL 프로게이머 보다는 출발이 늦은 편이지만 적극적인 자세로 '헬리오스' 신동진(20)과 함께 팀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맡는다.
외부에서는 이호종과 신동진을 바늘과 실이나, 비행기의 기장과 일등석 승객으로 비유할 정도. 경기 전 신동진은 이호종을 가르키면서 "오늘 준비한 카드가 많다. 기대하셔도 좋다. 느낌이 좋다"면서 활약을 예고했고, 말 그대로였다. 이호종은 평소 상단 공격수들이 선택하지 않는 중앙 지역 챔피언인 '라이즈'를 고르면서 3-0 완승의 돌격대장 역할을 완수했다.
이호종은 15일 서울 용산 온게임넷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벌어진 '2013 올림푸스 LOL 챔피언스' 8강 SK텔레콤 1팀과 경기서 불꽃같은 경기력으로 앞서 블레이즈 상단을 책임졌던 복한규를 압도하면서 3-0 완승을 이끌었다. 특히 1, 2세트서는 다소 상단 공격수들이 선택하지 않는 '라이즈'로 종횡무진 활약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아칼리'를 선택한 3세트에서도 경기 시작 30분이 안되서 미니언 사냥 숫자에서 복한규를 100개 차이 이상 따돌리며 자신의 실력을 과시했다.

경기 후 4강에 진출한 소감을 묻자 그는 "순조로웠다"며 활짝 웃은 뒤 "팀은 4시즌 연속 4강에 올랐지만 난 이제 두 번째라 아직 설렌다. 이번에는 4강에 멈추는 게 아니라 더 높은 곳 까지 올라가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여 각오를 말했다.
이날 경기서 1, 3세트서 MVP를 받은 그는 MVP 포인트에서 700점을 따내면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MVP 포인트 순위에서도 1위로 올라섰다. 전에 블레이즈 소속이었던 복한규와 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뒀지만 개인적인 기쁨보다는 팀 승리를 기뻐했다.
"MVP 보다는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 부담스럽지는 않았지만 복한규 선수와 맞대결도 왜 인지 모르지만 다른 분들이 화제로 만들어주시더라. 변칙적으로 전략을 쓰셨으면 어려울 뻔 했는데 다행히 정공법으로 하셔서 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강현종 CJ 감독은 이호종에 대해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팀의 활력소이지만 배우는 자세가 대단하다"며 앞으로 활약을 예고했다. 이호종이 더욱 성장한다면 블레이즈가 챔피언스 리그를 우승하는 것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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