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일, 프로야구 아홉 번째 심장 NC 다이노스는 긴 기다림 끝에 첫 1군 정규시즌을 치렀다. 마침 상대는 창단 과정에서부터 대척점에 서 있던 롯데 자이언츠, NC는 홈에서 벌어지는 첫 3연전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3연패였다. 1차전은 타선이 침묵하며 0-4로 졌고 2차전은 2-2로 맞선 9회말 끝내기가 나왔다고 생각한 순간 롯데의 환상적인 호수비가 나오며 기회가 무산됐고, 뒷심 부족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힘이 빠진 NC는 3차전에서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롯데에 3연패를 당했던 NC는 4번을 더 지고나서야 LG를 상대로 첫 승리를 거뒀다. 1군의 매운맛을 본 셈이다.
그로부터 한 달, NC와 롯데가 이번에는 사직구장에서 다시 만났다. 그 사이 NC는 부쩍 성장을 했다. 4월 4승 17패 1무에 그쳤던 NC는 5월 들어 롯데와 만나기 전까지 4승 4패로 5할 승률을 유지했다. 선발진이 안정을 찾았고 야수들은 1군 경험치를 빠르게 흡수하면서 무럭무럭 자라났다. 4월에만 27개의 실책을 저질렀던 NC였지만 5월 들어서는 단 3개만 기록하면서 수비도 탄탄해졌다.

부진하던 ACE 트리오까지 제 기량을 발휘하면서 NC는 자신감으로 무장한 채 부산 원정길을 떠났다. 그리고 14일 양 팀의 3연전 첫 대결, NC는 패색이 짙던 9회 지석훈이 동점 솔로홈런을 터트리면서 2-2로 무승부를 거뒀다. 뒷심 부족으로 연달아 경기를 내줬던 NC 불펜은 이날 만큼은 집중력을 보여주면서 경기 후반 롯데의 타선을 봉쇄했다.
그리고 15일, NC는 5번의 도전 끝에 롯데를 상대로 6-4, 첫 승리를 따냈다. 상대 선발 고원준이 경기 초반 흔들리자 이를 놓치지 않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대량득점에 성공했다. 선발이었던 이태양은 제구가 흔들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면서 안타 8개와 볼넷 5개를 허용하고도 3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틀어막았다.
NC는 6-4로 앞선 9회말 마무리 이민호가 선두타자 김대우에게 중전안타를 맞으면서 불안한 출발을 했다. 총 11번의 역전패를 당했던 NC인만큼 뒷문이 불안했던 것도 사실이다. 위기도 있었다. 무사 1루에서 강민호의 높이 뜬 타구를 유격수와 좌익수가 겹치면서 공을 놓쳤지만 스타트가 늦었던 김대우를 2루에서 잡아냈다. 1사 1루에서는 전준우의 큼지막한 홈런성 타구도 나왔지만 펜스 앞에서 공은 힘을 잃었다.
불안불안하긴 했지만 NC는 두 점의 리드를 지켜내고 승리를 거뒀다. 박빙에서 점수를 지켜 낼 뒷심이 생겨난 것이다. 이것이 한 달사이 NC가 성장한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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