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듀오’, 류중일의 ‘포스트 쌍권총’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5.16 06: 43

좌완과 사이드스로의 새로운 승리 계투 조합. 2000년대 중후반 팀의 계투진을 지킨 쌍권총 듀오를 연상시킨다. 삼성 라이온즈가 좌완 백정현(26)-사이드암 신용운(30) 계투 ‘백신 듀오’의 활약에 웃고 있다.
삼성은 15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두산전에서 1회 이승엽의 결승타 등을 앞세워 8-3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선두 삼성은 시즌 전적 21승 10패(15일 현재)를 기록하며 최근 8연승과 함께 단독 선두 자리에서 순항했다. 류중일 감독은 2011년 감독 입봉 이래 최다 8연승으로 웃었다.
류 감독 데뷔 첫 8연승 경기에서 숨은 공신 중 백신 듀오의 활약도 눈여겨 볼 법 했다. 선발 아네우리 로드리게스가 5회까지 1실점으로 호투하다 6회 정수빈에게 1타점 우익선상 3루타와 홍성흔에게 1타점 2루 땅볼을 내준 뒤 오재원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흔들리는 모습을 비췄다. 삼성은 곧바로 신용운을 올렸고 신용운은 1⅓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두산의 추격 분위기를 끊었다.

이후 삼성은 백정현에게 신용운의 바통을 잇게 했고 백정현도 1⅓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제압했다. 추가 2득점을 더하며 삼성은 여유있는 경기 운용을 펼쳤고 신용운과 백정현에게는 각각 홀드가 주어졌다. 류 감독은 경기 후 “후반 위기가 왔을 때 신용운과 백정현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앞으로 더욱 기대된다”라며 백신 듀오의 활약을 칭찬했다.
백신 듀오의 조합은 2004시즌 권오준-권혁으로 이어진 쌍권총 듀오를 떠올리게 한다. 2004시즌 잠수함 권오준은 47경기 11승 2세이브 7홀드를 올리며 만능 계투로 활약했다. 미완의 대기였던 권혁은 그해 37경기 3승 3홀드를 기록했다. 권혁은 최고 156km의 광속구와 함께 계투 추격조로도 나서며 기록 이상의 공헌도를 발휘했다. 김응룡 현 한화 감독의 삼성 감독 마지막 시즌, 선동렬 현 KIA 감독이 투수코치로 나선 그 해 쌍권총 듀오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이후 권오준은 2006시즌 홀드왕(32홀드), 권혁은 2009시즌 홀드왕(21홀드)으로 뛰어난 족적을 남겼다.
현재 쌍권총 듀오는 잠시 휴업 중. 권혁은 1군 무대에 오르고 있으나 권오준은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쌍권총 듀오의 펜던트가 반쪽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백신 듀오가 좌완-사이드스로 펜던트를 맞춰 류 감독에게 안정을 찾아주고 있다. KIA 시절 마당쇠 계투로 활약하다 팔꿈치 수술 두 번, 어깨 수술 한 번을 겪고 부활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는 신용운-2011년 팔꿈치 수술 후 제 잠재력을 발휘 중인 백정현과 원조 쌍권총 듀오는 많이 닮았다.
모든 지도자들은 ‘투수는 많을수록 좋다’라는 지론을 갖고 있다. 정현욱의 LG 이적과 권오준의 수술 및 재활에 이어 안지만이 어깨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가있는 가운데 새롭게 가세한 백신 듀오의 존재는 최근 8연승에 확실히 한 몫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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