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차가 처음부터 크게 벌어진 지난 15일 목동 한화-넥센전.
염경엽 넥센 감독은 19-1로 크게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해 1차 신인 조상우(19)를 올렸다. 애초 지난 주말 선발 예정으로 1군에 합류시켰으나 우천 연기로 선발 등판이 어렵게 된 조상우는 전날(14일) 1군에 등록돼 이날 1군 데뷔전을 가졌다.
조상우는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인 2번타자 조정원에게 151km 직구를 거침없이 꽂았다. 조정원을 3루수 땅볼 처리한 그는 최진행에게 다시 153km 직구를 던져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시켰다. 4번 추승우는 2스트라이크 1볼에서 152km 직구로 루킹 삼진. 조상우는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1군 첫 무대를 장식했다.

올해 1차 전체 1순위로 넥센에 입단한 조상우는 시범경기 후 계속 2군에 머물러 있었다. 염 감독은 "어설프게 1군 맛을 보이다가 결과가 나쁘면 팀에도 안좋고 선수에게 큰 상처만 된다. 충분히 준비시켜서 1군 무대에 올릴 생각"이라며 조상우를 강진에 두는 이유를 밝혀왔다.
1군 무대에 처음 오른 조상우는 경기 후 "처음 선발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떨렸는데 계속 따라다니면서 경기를 봤고 선배들이 점수를 많이 뽑아줘서 떨지 않고 던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상우는 "내 공을 다 던지지는 못했지만 어느 정도 생각한 대로 던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목동구장은 루키의 153km 직구에 열광적인 응원을 보냈지만 염 감독은 보완점을 찾았다. 염 감독은 "상우는 아주 큰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변화구 2개가 다 볼이었다. 변화구가 좋지 않다보니 직구도 위력이 덜했다. 2군에서도 계속 변화구 스트라이크 넣는 연습을 했는데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상우 역시 변화구는 아쉬운 부분이었다. 조상우는 "1군 첫 등판이라 긴장은 안 했어도 안맞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직구도 그렇지만 강하게 던지려는 생각에 변화구에도 힘이 들어간 것 같다. 변화구 제구를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주무기인 직구를 좀 더 예리하게 다듬고 싶다"고 말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또 있다. 조상우는 지난 3월 14일 목동 한화와의 시범경기에서 김태균에게 생애 첫 피홈런을 허용했다. 그는 "타순에 4번이 돌아와서 김태균 선배와 다시 대결해보고 싶었는데 바뀌어 있더라"며 승부욕을 드러냈다.
스승의 날 데뷔한 조상우에게 기억에 남는 스승을 묻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감독, 코치님들이 모두 저의 야구 인생에 중요한 스승들"이었다고 답했다. 프로에 와서도 여러 선배들에게 가르침을 받고 있는 조상우가 스펀지처럼 선배들의 야구를 흡수하며 성장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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