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토요타 '뉴 제너레이션 RAV4', 아빠가 젊어졌다
OSEN 최은주 기자
발행 2013.05.16 15: 26

SUV시장이 뜨겁다. ‘뉴투싼ix’ ‘맥스크루즈’ ‘카이엔S 디젤’ 등 상반기 내내 국적과 가격을 불문하고 신차 소식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러한 대세에 합류하고자 도심형 SUV의 원조 토요타가 세계 최초의 크로스오버형 SUV로 알려진 ‘라브4(RAV4)’ 풀체인지 4세대로 돌아왔다.
‘인생이 재미있어지기 시작한다.’ 시승을 기다리고 있는 ‘뉴 제너레이션 라브4(New Generation RAV4)’의 측면에 적혀 있던 글귀다. 단번에 ‘라브4’의 주요 타겟층이 어떠한 이들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라브4’는 차량을 일상 속 단순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기보다는 보다 자유롭게 자신들에게 주어진 시간을 즐기고, 때로는 일상을 벗어나기도 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이에 업체는 여가생활을 즐기는 젊은 부부를 지목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젊음’은 물리적인 숫자를 의미할 수도 있지만 가족과 함께,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삶을 향유하는 이라면 누구나 해당된다.

4세대 ‘라브4’는 기존 3세대에 비해 상당부분이 젊어졌다. 3년만의 풀체인지는 차량 전면부에 토요타의 아이덴티티를 부여했으며 후면부에서는 불필요한 부분을 없앴다.
아이덴티티라 함은 ‘벤자’에서 먼저 만나봤던 토요타의 패밀리룩 ‘킨 룩’이 이번 ‘라브4’에도 적용됐다. 가로축을 중심으로 한데 모인 헤드라이트와 라디에이터 그릴은 통일감과 함께 깔끔한 인상을 준다. 그리고 대각의 모서리가 날카롭게 처리된 헤드라이트로 인해 둔탁함은 사라지고, 날렵함이 부가됐다. 차체를 더 넓어 보이게 하는 새로운 패밀리룩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밋밋해 보이던 얼굴에 개성을 심어줬다는 것이다.
정면 못지 않은 변신을 한 후면은 드디어 짊어지고 있던 짐을 내려놨다. 예전 ‘갤로퍼’를 연상케 하던 스페어 타이어는 트렁크 밑으로 자취를 감췄다. 타이어가 없어지고 생긴 빈 공간은 리어로 올수록 낮아진 루프로 3세대 보다 작아진 창문과 측면의 캐릭터 라인이 이어진 테일 램프가 차지하고 있다.
강렬하다 못해 튀어나와 있기까지 한 측면의 캐릭터 라인은 리어의 테일램프로 갈수록 더욱 강조된다. 이는 옆에서 흘러 뒤로 이어지는 공기의 흐름을 원활히 하기 위한 것인데, 후측면에서 보면 공격적으로 다가온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곡선위주의 SUV 모델들과 달리 각지고, 꺾여 있는 ‘라브’의 뒷모습은 이전보다는 세련돼졌지만 유럽이나 국내 모델들과 비교하면 덜 다듬어진 느낌이다. 새삼 일본이 건담류를 좋아하는 곳이라는 것을 생각나게 한다.
토요타의 젊어지기 위한 노력은 실내에서도 느낄 수 있다. 내부를 원한다면 두 색으로 나눠서 출고할 수 있다. 단순한 공조장치는 편의성을 높였지만 계기판 패널의 중앙을 가르고 있는 축은 불편함을 초래하기도 한다. 튀어나와 있는 축 아래 안쪽에 위치한 시트히트 버튼과 운전모드(에코, 스포츠모드) 버튼을 누를 때 힘이 든다. 차라리 이 두 버튼을 운전석 도어의 남는 공간에 배치했다면 싶었다.
차체는 작아졌지만 휠베이스를 그대로 유지한 ‘라브4’는 그 어느 차량보다도 넓은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자녀를 둔 부모라면 아이들이 유치원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도 불편함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여기에 뒷좌석이 움직여 넓은 트렁크공간을 더 넓게 쓸 수도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뒷좌석에 에어벤트가 없다는 것.
서울과 안면도를 오간 총 400km의 시승은 토요타의 글로벌 1위로서의 명성을 느낀 시간이었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뉴캠리’의 서운함을 ‘뉴 제너레이션 라브4’가 채워줬다. 플랫폼의 단단함과 안정감은 고속, 코너링, 급정거 등 어떠한 상황에서도 제 실력을 발휘했다. 180km/h로 속도를 올려도 떨림이나 흔들림이 없어 든든할 정도다. 대신 가속 시 조금 성을 내는 편이기는 하다.
생각도 못했던 부분은 운전석을 비롯한 전 좌석의 버킷시트가 든든해 약 400km의 주행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편안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내내 함께 한 ‘라브4’는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젊어지려 애쓰는 아빠세대처럼 다가왔다. 분명히 젊어지긴 했는데 무언가 부족하다. 단점을 찾기보다는 이렇다 할 눈을 잡아 끄는 매력 포인트를 찾기가 더 어렵다. 그런데 자동차라면 기본으로 가져야 할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달리고, 멈추는 기본적인 기능이 매우 탄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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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식 계기판에 비해 아날로그식 감성이 남아있는 '뉴 제너레이션 라브4' 계기판 / 한국토요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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