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추 트레인' 신시내티 레즈 추신수(31)가 시즌 두 번째 멀티홈런을 작렬시키며 거포 본능을 뽐냈다.
추신수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파크에서 열린 마이매이 말린스와 원정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 시즌 8~9호 홈런 2개 포함 5타수 4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지난 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이후 시즌 두 번째 멀티홈런. 이로써 홈런 9개를 마크한 추신수는 토드 프레이지어(6개) 브랜든 필립스(6개) 조이 보토(4개) 등 동료들을 제치고 팀 내 1위 기록을 확고히 했다.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홈런 9개로 공동 13위인데 내셔널리그에서는 공동 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부문 1위 저스틴 업튼(애틀랜타·13개)과도 4개차. 무엇보다 리그 전체 1번타자 중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작렬시키며 '홈런 치는 1번타자'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이 같은 추신수의 1번타자답지 않은 폭발적인 장타력에 미국 현지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추신수는 이날 경기 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난 홈런을 노리고 타석에 들어서지 않는다. 모두가 알다시피 난 홈런타자가 아닌 1번타자"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신시내티는 나를 1번타자로 쓰기 위해 데려온 것이다. 1번타자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최대한 많이 출루하는 것이다. 나 역시 그 부분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며 "눈에 보이는 공이라면 초구부터라도 공격적으로 타격하지만 최대한 공을 많이 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말대로 추신수는 홈런 뿐만 아니라 출루 능력도 메이저리그 최정상의 위력을 떨치고 있다. 출루율이 무려 4할6푼5리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리그에서 9번째 많은 안타(47개) 뿐만 아니라 3번째 많은 볼넷(27개)과 압도적인 1위의 사구(12개)에서 나타나듯 출루하는 능력이 대단하다.
무엇보다 공을 최대한 오래 보고 있다는 점은 추신수의 달라진 면모를 보여준다. 올해 타석 투구수가 778개로 팀 동료 보토(804개) 다음으로 많다. 하지만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공이라면 이른 카운트에서도 과감하게 친다. 홈런 9개 중 초구 홈런도 2개 있다. 여기에 3구 1개, 4구 4개, 5구 1개, 6구 1개로 카운트를 가리지 않고 홈런을 생산한다.
추신수를 상대하는 투수로서는 여간 곤혹스럽기 짝이 없다. 출루 능력 뿐만 아니라 홈런 한 방까지 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더욱 조심스럽다. 추신수는 "우리팀은 플레이오프가 아닌 월드시리즈 우승이 목표이기 때문에 아직 갈 길이 멀었다"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우승을 향해 나아가는 추추 트레인의 무서운 질주가 이제는 공포스러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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