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롯데, '전준우 맞바람'에 상반된 표정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5.16 17: 54

"하늘이 너희 지면 안 되겠다 싶었나봐. 바람이 우리를 도와줬다."
롯데 전준우의 홈런 세리머니가 화제다. 전준우는 15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NC와의 경기에서 4-6으로 뒤진 9회 1사 1루에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전준우는 더그아웃의 동료들을 향해 세리머니를 했지만 타구는 맞바람에 막혀 뜬공으로 아웃되고 말았다.
그 순간 롯데는 깊은 실망감에 빠졌지만 반대편 더그아웃은 환호했다. 16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NC 김경문 감독은 "하늘이 너희가 지면 안 되겠다 싶어서 바람으로 우리를 도와줬다"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야구는 야외에서 벌어지는 종목, 당연히 자연현상도 경기의 일부다. 그렇지만 15일 경기에서 바람은 NC의 편이었다. 김 감독은 "이호준의 3회 역전홈런도 사실 넘어갈 타구가 아니었는데 바람을 타더니 휙 넘어갔다. 운이 따랐다"고 말했다. 또한 NC는 6회 박종윤의 홈런성 타구가 바람을 타고 우측 폴대를 벗어나 파울로 선언되는 행운도 누렸다.
결국 NC는 6-4로 승리를 거두면서 롯데를 상대로 5번의 도전 끝에 승리를 거뒀다. 행운이 따랐지만 NC는 부쩍 좋아진 뒷심으로 승리를 지켰다. 김 감독이 "잘 싸우고 결과도 좋아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한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반면 롯데 김시진 감독은 "이미 지나간 일 아닌가. 지금 이야기해서 무엇 하겠는가"라고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다만 김 감독은 "전준우가 9회에 친 타구는 오히려 엊그제(14일) 홈런보다 훨씬 잘 맞았다. 맞는 순간에는 관중석 중단에 꽂히는 줄 알았다"고 진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바람이 승부에 핵심변수로 작용하는 경기는 많지 않다. 마침 양 팀의 3연전 마지막 맞대결을 앞둔 16일 사직구장은 전날보다 더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또 다시 바람이 승부의 변수가 될까. 그렇다면 이날 바람은 누구의 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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