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오밍은 내 롤모델이다. NBA는 아직 너무 멀었다”
중국대표팀은 16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개최된 제3회 동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EABA) 첫 날 예선에서 홍콩을 84-59로 이겼다. 첫 승을 신고한 중국은 B조 1위에 올랐다.
‘제2의 야오밍’이라고 불리는 중국의 차세대센터 왕저린(19, 214cm)이 첫 선을 보여 관심을 모았다. 왕저린은 올 시즌 중국프로농구리그(CBA)에 뛰어들었다. 그는 신인임에도 푸젠성의 주전으로 뛰며 20.3점, 12.9리바운드를 기록한 괴물이다. 지난 시즌 CBA에는 트레이시 맥그레디 등 NBA출신 선수들이 대거 뛰었다.

한국과 중국이 결승에서 맞붙을 경우 이종현 대 왕저린의 대결이 성사된다. 두 선수는 지난해 U18 아시아선수권에서 두 차례 맞붙었다. 왕저린은 매번 이종현보다 더 많은 득점과 리바운드를 따내며 두 번 모두 한국을 이겼다. 국내최강 이종현도 왕저린만 생각하면 이를 간다. 이종현은 “왕저린에게 너무 많이 내줬다. 요즘 포스트업에 이은 훅슛을 연마하고 있다”고 밝혔다.
직접 관찰한 왕저린은 역시 높이와 파워가 위력적인 선수였다. 풋워크 등 기본기도 좋았다. 하지만 중국대표팀 선배 이젠롄(28, 광동)에 비하면 운동능력이 매우 떨어지고 기동력도 느린 편이었다. 이종현이 “나보다 키만 클 뿐 해볼 만하다”고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현재 기량은 ‘NBA급’이라고 하기엔 많이 부족했다.
전반전까지 31-34로 끌려가던 중국은 3쿼터 중반 전세를 뒤집었다. 왕저린은 막판 시원한 블록슛을 작렬하며 23분간 17점, 7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경기 후 홍콩 감독은 “왕저린은 NBA급이 아니다”라고 혹평을 했다. 그와 맞상대를 했던 홍콩의 레이드 던컨은 “일단 신체조건은 좋다. NBA에서 뛰기 위해서는 더 강해지고 기술을 익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왕저린의 생각도 같았다. 그는 ‘제2의 야오밍’이란 평가에 대해 “지금까지는 야오밍을 본보기로 보고 있다. 하지만 나는 나다. NBA는 너무나 먼 거리가 있다. 기초를 열심히 닦겠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중국의 판빈 감독 역시 “오늘 왕저린에게 70점을 주겠다. 각 방면에서 야오밍과 비슷한 것은 사실이지만 자기만의 특성이 있다. 그래도 기초를 닦는다면 NBA에 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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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삼산체=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