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니퍼트, 3연패 끊은 '킬러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5.16 21: 28

천적들이 모두 중요한 순간 맹활약을 펼쳤다. 에이스는 경기를 지배하며 디펜딩 챔프 타선을 꽁꽁 묶었다. 이전같지 않은 위력으로 인해 ‘노쇠화’ 이야기까지 듣던 맏형은 천적으로부터 결승타를 때려내며 승리에 공헌했다. ‘두목곰’ 김동주(37)-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2, 이상 두산 베어스)가 천적을 상대로 번뜩이는 활약을 펼치며 3연패 사슬을 끊었다.
두산은 16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삼성전에서 선발 니퍼트의 7이닝 무실점 쾌투와 4회 김동주의 결승타 등을 앞세워 7-0으로 승리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20승 1무 14패(16일 현재)를 기록하며 최근 3연패에서 벗어나며 3위 자리를 지켰다.
일단 이날 승리 수훈갑은 단연 니퍼트였다. 니퍼트는 최고 150km의 직구와 슬라이더-체인지업을 앞세워 7이닝 동안 2피안타(탈삼진 7개, 사사구 2개)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자신의 시즌 5승 째를 3연패 탈출의 발판으로 선물했다. 전날(15일)까지 삼성 상대 6승 1패 평균자책점 2.27로 맹활약한 킬러 본능을 3년차인 올 시즌에도 보여주는 니퍼트다.

1회초 2사 후 이승엽에게 우익수 방면 안타, 최형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1,2루로 몰린 니퍼트. 니퍼트는 채태인과 풀카운트까지 가는 대결을 펼쳤으나 중견수 뜬공으로 일축하며 첫 위기를 넘겼다. 그런데 이 정도가 니퍼트의 이날 경기 사실상 처음이자 마지막 위기였다.
이후 니퍼트는 7회까지 안정적으로 삼성 타선을 요리해 나갔다. 7회초 2사 1,2루에서는 파울 연속 커트로 괴롭히던 신명철에게 떨어지는 공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솎아내며 에이스의 위력을 다시 한 번 비췄다.
니퍼트만 빛난 것이 아니다. 3회까지 두 차례 가량 찬스를 만들었으나 0의 행진으로 일관하던 두산이 앞서갈 수 있던 데는 김동주의 선제 결승타가 한 몫 했다. 올 시즌 김동주는 지난해에 이어 아쉬움을 비추며 프랜차이즈 주포의 위력을 비추지 못했다. 14일까지 3경기 연속 무안타 부진으로 인해 15일 선발 라인업에서도 제외되는 수모를 겪은 김동주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15일까지 김동주의 장원삼 통산 성적은 39타수 13안타 3할3푼3리로 뛰어났다. 그리고 김동주는 4회말 1사 1,2루 찬스에서 장원삼의 3구를 잘 당겨 3-유 간을 뚫는 좌전 안타로 연결, 김현수의 득점을 이끌었다. 이날 김동주는 장원삼 상대 3타수 1안타 1타점으로 통산 3할3푼3리의 높은 상대 타율을 이어갔다. 힘은 전성 시절에 비해 떨어졌어도 컨택 능력까지 죽지 않았음을 천적을 상대로 보여준 김동주다.
천적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우세한 기록이 상대에게 주는 보이지않는 두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야구는 멘탈 게임인 만큼 그 부분은 확실히 경기를 지배한다. 삼성 킬러 니퍼트와 장원삼 킬러 김동주는 그렇게 팀을 3연패에서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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