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가십(16일)]사자 잡는 니퍼트, 잠실서도 취미 생활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5.17 00: 46

▲ 사자 잡은 니퍼트, 잠실 뜰에서 취미 생활
두산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의 취미는 사냥입니다. 물론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요. 오프 시즌이면 수렵이 허가된 지역에서 다양한 동물들을 잡곤 합니다. 실제로 인터넷을 통해 니퍼트가 잡은 거대한 동물들의 사진과 동영상을 찾을 수 있지요. 마운드 위에서 반짝이는 매서운 눈매는 사냥터에서 만들어진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니퍼트의 동물 사냥이 국내 무대에서도 이어지는 중입니다. 특히 동물의 왕 사자를 유난히 잘 잡고 있어요. 니퍼트는 이전까지 통산 삼성을 상대로 10경기에 선발 등판해 6승 1패 평균자책점 2.37 승률 85.7%를 기록 중입니다. 16일 잠실 삼성전에서도 니퍼트의 ‘사냥 본능’이 다시 한 번 드러났는데 니퍼트는 8연승을 달리던 삼성 타선을 상대로 7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습니다. 실점 위기가 1회와 7회 단 두 차례 밖에 없을 만큼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지요. 니퍼트로 인해 두산은 3연패에서 벗어났고 선두를 질주하던 삼성은 연승 행진이 끊기며 2위로 내려앉았습니다. 류중일 감독이 감독 부임 첫 해부터 니퍼트 같은 외국인 투수를 갖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었는데 올해 헐크와 에이로드가 충족시켜주고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 월드 스타 전준우...그리고 떠오르는 슈퍼스타 나성범

전준우가 순식간에 미국 언론으로부터 집중조명을 받았습니다. 전준우는 15일 사직 NC전 9회말에 자신이 친 타구를 홈런이라고 보고 1루 덕아웃을 향해 방망이를 던지고 손가락을 세우는 세리머니를 했는데요, 아쉽게도 이 타구는 NC 좌익수 박정준의 글러브에 들어가고 말았죠. 이날 사직 구장에는 유난히 강한 바람이 불었는데 바람 때문에 전준우도, 롯데도 회심의 찬스를 놓쳐버렸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갔고 미국 주요 언론이 이에 대한 기사를 썼다는 것입니다. 미국 CBS 스포츠는 전준우의 설레발(?) 세리머니를 두고 ‘방망이를 던지는 에티켓에 있어 중요한 교훈’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습니다. CBS 스포츠 외에도 폭스 스포츠와 야후 스포츠도 전준우의 동영상을 그대로 보도했고요. 그래서 그런 걸까요? 16일 사직 NC전에서 전준우는 누구보다 열심히 뛰는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7회말에는 우전안타 후 박종윤의 2루타 때 뒤도 돌아보지 않고 1루에서 홈까지 질주하더군요. 하지만 이날 경기의 진짜 슈퍼스타는 따로 있었지요. 바로 NC의 초대 프랜차이즈 스타 나성범인데요. 나성범은 연장 10회 승부의 쐐기를 박는 2타점 결승타를 날렸습니다. 나성범 또한 이날 경기 7회초에 견제사를 당하긴 했지만 역시 스타는 실수를 바로 만회하는 법이지요. 한편 롯데와 NC의 올 시즌 경남 더비 2탄은 2승 1무로 NC가 가져갔습니다. 이번 3연전 중 2경기가 연장접전일 정도로 혈투였는데 차후 양 팀의 대결은 흥미를 더할 것 같네요.
▲ 물먹고 손톱 발톱 다 빠진 호랑이?
시즌 초 승승장구하던 KIA가 급격한 하락세입니다. KIA는 최근 10경기에서 3승 7패를 기록 중인데요. 공교롭게도 지난 6일 빅딜 이후 5연패에 빠졌고 SK와 이번 주중 3연전도 1승 2패로 시리즈를 내줬습니다. 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달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는데 막상 트레이드의 중심이 된 송은범은 이적 후 기대치를 메워주지 못하고 있죠. 문제는 이후 안치홍과 신종길이 각각 컨디션 난조와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는 겁니다. 안 그래도 최근 미미한 공격력으로 애를 먹고 있었는데요. 트레이드로 물먹고 손톱과 발톱까지 다 빠져버린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16일 큰 기대 속에서 시즌 첫 선발 등판한 윤석민도 반전카드가 되기에는 모자랐네요. 만원관중이 예상되는 주말 잠실 LG 3연전에서 KIA가 반등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여기서도 잡혀버리면 4위 싸움은 다시 오리무중이 되니까요.
▲ 최고령 감독에게 승리한 초보 감독
올 시즌 처음으로 사령탑에 오른 넥센 염경엽 감독이 23년차 최고령 한화 김응룡 감독에게 판정승을 거뒀습니다. 넥센은 16일 그림 같은 역전승으로 주중 3연전에서 2승 1패,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는데요. 그 어느 팀보다 무섭게 질주하고 있는 넥센의 막강함이 이번 시리즈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비록 3연전 첫 경기를 내줬지만 두 번째 경기서 19-1, 올 시즌 최다 득점, 최다 점수차 승리를 따냈고 16일 3차전에선 신들린 대타 작전으로 역전극을 연출했습니다. 넥센은 5회까지 한화 선발투수 바티스타에 꽁꽁 묶였지만 6회 만루찬스부터 적극적인 대타 카드를 꺼내 들었고 대타 4명 중 3명이 출루에 성공하며 결국 경기를 뒤집었습니다. 넥센은 지난 12일 목동 SK전에서도 신기 있는 대타 작전을 펼친 바 있는데요. 당시 넥센은 주축 선수 모두를 선발라인업에서 제외했다가 6회부터 대타로 투입, 한 이닝 6득점으로 승리했습니다. 당시 염 감독은 대타로 나선 선수들의 수비 위치까지 고려,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에서나 볼 수 있는 절묘한 더블스위치로 공수 모두를 한 번에 업그레이드 시켰습니다. 마치 라인업 두 개를 가동한 것 같았지요. 다시 선두를 탈환한 염 감독의 넥센이 올 시즌 가장 큰 볼거리가 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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