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구 콤비서 신-구 콤비로'.
최강희호의 허리가 싹 바뀌었다. 대표팀의 중원을 책임지던 기성용(24, 스완지 시티)과 구자철(24, 아우크스부르크) 대신 노장 김남일(36, 인천)과 신예 이명주(23, 포항)가 새로운 대안으로 최강희호 명단에 포함됐다.
대한축구협회는 16일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경기에 참가할 25명의 소집명단을 발표했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대표팀은 다음달 5일 레바논과 원정경기, 11일 우즈베키스탄과 홈경기, 18일 이란과 홈경기를 갖는다. 현재 한국은 A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강희 감독은 최근 부상에서 회복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소집에서 제외했다. 무리해서 몸상태를 끌어올리지 말라는 구자철을 위한 배려였다. 경고 누적에 부상까지 겹쳐 3주 아웃 판정을 받은 기성용도 이번 명단에서 제외됐다. 대신 2002 한일월드컵부터 2012 남아공월드컵까지 3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은 베테랑 김남일을 불렀다. 2010 남아공월드컵 이후 약 3년 만의 소집이다. 김남일은 최근 물오른 경기력으로 소속팀 인천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김남일의 대표팀 발탁은 많은 이들이 예상한 그대로의 결과였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여기에 이명주 카드를 추가로 뽑아들었다. 지난 시즌 K리그 신인상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과시한 이명주는 올 시즌에도 포항의 공수를 책임지며 선두 행진을 이끌고 있다.
김남일과 이명주는 붙박이 주전 기성용-구자철의 공백을 메워야하는 '특명'을 받은 셈이다. 대표팀에 있어 '기-구 콤비'의 공백은 크다. 단순히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해외파 선수들이기 때문이 아니라 언제나 대표팀의 중심을 잡아주던 선수들이었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항상 기-구 콤비를 중심으로 밸런스를 잡았고 스쿼드를 구성했다.
부상이 문제가 됐다 하더라도 그들을 과감하게 제외한 최 감독의 야심찬 시도가 성공일지 아닐지는 '신-구 콤비'의 활약에 달려있다. 한국영(쇼난), 박종우(부산), 황지수(포항) 등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도 있다. 과연, 기-구 콤비를 대체할 신-구 콤비가 레바논전 맹활약으로 K리그 클래식의 수준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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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이명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