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님-하느님에서 파생된 단어로 특정 분야에서 압도적으로 뛰어난 재능을 가졌거나 탁월한 성과를 이룬 사람을 일컫는 인터넷 용어
개막 이래 7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매 경기 기본 몫을 했다. 7경기 5승1패 평균자책점 1.58에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 1.03에 피안타율 2할1푼4리. 성적 하나하나가 특급이다. 두산 베어스의 파란 눈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2)는 왜 자신이 팬들로부터 ‘니느님’이라는 칭송을 받는지 스스로 증명했다.
니퍼트는 16일 잠실 삼성전 선발로 나서 7이닝 동안 2피안타(탈삼진 7개, 사사구 2개)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7-0 승리를 이끌었다. 총 97개의 공을 던진 니퍼트는 스트라이크 66-볼 31로 알맞은 제구력과 함께 150km에 이르는 직구와 체인지업-슬라이더 조합을 주 패턴으로 삼으며 삼성 킬러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애리조나-텍사스를 거쳐 2011년 한국 땅을 처음 밟은 니퍼트는 첫 해 15승6패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하며 그해 최고 외국인 투수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에는 다소 주춤하며 11승10패 평균자책점 3.20을 기록했지만 그래도 194이닝을 소화한 이닝이터다. 메이저리그 시절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던 만큼 자기 관리도 뛰어나고 인격적인 성품도 좋다. 자신이 마운드에 있는 거의 모든 이닝 동안 니퍼트는 공수교대 시 수비를 마치고 돌아오는 야수들을 눈에 담고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은 선수와 특별한 하이파이브를 나눈다.
최근 두산 선수단 앞으로 니퍼트의 한국 무대 300탈삼진을 기념하는 화환이 도착했다. 화환 문구에는 ‘니느님’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 ‘니퍼트 느님’이라는 뜻으로 그만큼 팬들의 사랑이 대단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니느님의 뜻을 전해들은 니퍼트는 ‘프핫’이라는 특유의 웃음을 보였다. 사실 ~느님 단어가 붙는 사람치고는 욕이 많은 편이기는 해도 야구 외적으로도 좋은 성품을 갖춘 니퍼트가 얼마나 믿음을 심어줬는 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투구 패턴도 첫 해와 지난해, 그리고 올해가 다르다. 한국 타자들이 파울커트에 능하다는 점을 깨닫게 된 후부터 니퍼트는 높은 직구 유인구 비율을 조금씩 줄이고 투심 비율을 높이고 이 구종을 완급조절하며 던지고자 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중후반 승운이 따르지 않고 집중타를 맞는 일도 잦아지자 포심을 강하게 던져야 할 때는 강력하게 던진다. 공이 다소 높은 편이었던 니퍼트는 3년차 시즌 릴리스포인트를 조정해 좀 더 뛰어난 제구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전 경기까지 우리가 3연패에 빠졌었다. 오늘(16일) 이겼으나 어쨌든 루징 시리즈를 치렀다. 그러나 이는 운이 없었을 뿐이다. 귀중한 시행착오를 겪었고 아직 시간이 많으니 앞으로는 우리에게 이런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첫 해부터 니퍼트는 자신이 속한 두산을 자평해달라는 질문에 ‘전도유망한 야수들과 파이어볼러들이 다른 팀보다 확실히 많은 강팀’이라며 칭찬일색이었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선발로 총 64경기(계투 1경기)에 나선 니퍼트의 한 경기 평균 투구수는 대략 108구 가량이었다. 이닝 당 16.18구를 던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16일 7이닝 97구는 강판 시점이 약간 이른 감도 있었다. 그와 관련해 묻자 니퍼트는 이렇게 답했다.
“직전 등판(10일 NC전 6⅔이닝 3실점 1자책 128구)에서 공을 많이 던졌지 않은가. 그리고 다음날 자고 일어나는 데 몸이 약간 개운하지가 않더라. 그리고 7회말에 팀이 마침 4점을 올려 여유있는 상황이 되었다. 좋은 계투 요원들이 대기하고 있어 그들도 실전 감각을 쌓는데 여유있는 환경이 갖춰져서 내려와도 별 탈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니느님도 공 많이 던지면 몸이 뻐근한 사람이었다. 스스로의 몸 상태를 잘 알고 의견교환을 하는 만큼 코칭스태프도 그에 대한 무한신뢰 속 강판과 등판 시점을 조절해주고 있다. 세 시즌 째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는 데 대해서 니퍼트는 “편안해졌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처음 한국 무대를 밟았을 때는 모든 것이 생소했다. 두산이라는 팀도 한국이라는 나라도 낯선 야구장도 모두 어색했다. 한동안은 정말 이상했다. 그러나 지금은 동료들도 주변 사람들도 나와 가족들에게 따뜻하게 대해주고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두산이라는 팀. 그리고 이곳은 이제 내 집과 같다. 정말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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