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33연전‘ LG, 신진세력이 재도약해야 한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5.17 06: 18

LG의 운명이 걸린 33연전이 시작된다.
주중 3연전을 쉰 LG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KIA와 주말 3연전 첫 경기를 시작으로 총 11번의 시리즈를 치른다. 2013시즌이 9구단 체제로 진행되면서 보통 6, 7번의 시리즈 후 휴식기를 맞는 것을 감안하면, 유독 험난한 일정이라 볼 수 있다. LG 김기태 감독 또한 지난 4월말 “아마 33경기를 하는 시점에서 올 시즌 우리 팀의 성패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5월에서 6월 한 달 동안이 올 시즌을 좌우할 거라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LG는 두 번의 휴식기를 거치며 16경기씩을 치렀고 총합 14승 18패를 기록 중이다. 문제는 첫 번째 16경기와 두 번째 16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이 완전히 달랐다는 것이다. LG는 3월 30일 개막전부터 4월 18일까지 10승 6패로 선전했지만, 4월 23일부터 5월 12일까지는 4승 12패로 무너졌다.
가장 큰 차이점은 타선의 응집력. 10승 6패를 기록했을 때는 득점권 타율 2할8푼 OPS .763 도루 성공률 71.4%를 기록하며 경기당 5.9점을 올린 반면, 4승 12패 때는 득점권 타율 2할3푼7리 OPS .639 도루 성공률 58.3% 경기당 2.9점을 뽑는 데에 그쳤다. 이정도면 4월 18일부터 4월 23일까지 4일 동안 천지지변이 일어났다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 물론 현재윤이 4월 18일, 이진영이 5월 4일 경기 후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그 외에 선수들은 그대로 선발라인업에 똑같이 이름을 올렸다.
해답은 개인 기록을 살펴보면 나온다. 첫 번째 기간 동안 LG는 신예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리드오프 오지환이 타율 3할1푼7리, 김용의가 3할4푼3리 문선재가 2할8푼9리를 기록했고 이적생 손주인도 3할2푼8리를 올렸다. 베테랑 박용택 정성훈 이진영이 중심 타순에서 자기 몫을 다한 가운데 신예 선수들이 상위타순과 하위타순에 배치되면서 타선 전체가 시너지 효과를 냈었다.
반면 두 번째 기간에는 베테랑 선수들은 페이스를 유지했으나 신예선수들은 급격하게 타율이 떨어졌다. 김용의 홀로 타율 2할9푼4리로 선전했을 뿐 오지환은 2할3푼1리 문선재가 2할5푼 손주인이 2할2푼에 그쳤다. 정의윤이 첫 번째 기간 타율 1할7푼2리서 두 번째 기간 타율 3할6리로 올라오긴 했다. 하지만 출루 후 빠른 다리로 상대 내야진을 흔들어야할 이들이 나가지 못했고 가끔 나가더라도 처참한 도루 성공률로 흐름에 찬물만 끼얹었다.
LG 김무관 타격 코치는 신예선수들의 고전에 대해 “이병규 박용택 정성훈 같은 타자들은 이미 1군에서 1500경기 이상 5000타석 이상을 경험했다. 반면 오지환 김용의 문선재 등은 이들과 구력을 비교하면 한참 못 미친다. 적어도 1군에서 1500타석 이상은 들어서야 한다. 아무리 단기간에 좀 잘한다고 해도 결국에는 성장과정에 있다고 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정작 이들이 재도약하지 못한다면, LG는 지난 10년의 역사를 반복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LG는 얕은 선수층이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어왔다. 중심타순은 강했지만 하위타순은 상대가 쉬어가게 했다. 한 때 FA 영입과 트레이드로 타선의 네임 벨류를 높이긴 했지만 기대만큼의 효과는 거두지 못했고 정작 중요한 득점권 타율은 매번 리그 하위권에 자리했다.    
사실 신진 세력의 성장은 김기태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2011년 10월부터 계획됐다. 그동안 수차례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바뀌면서 신예선수 육성 부분에 혼선이 생긴 것을 이번에는 근절시키려고 했다. 지난해까지 상무에 있었던 문선재와 삼성 소속이었던 손주인을 제외하면, 오지환 김용의 정주현 등은 꾸준히 1군 출장 기회를 받았다. 특히 오지환의 경우, 시즌 내내 타격 사이클이 극과 극을 형성했음에도 전 경기를 소화했다. ‘경험보다 성장하는 데 값진 방법은 없다’는 지론 하에 최대한 많은 기회를 줬고 지금도 주고 있으며 앞으로 줄 것이다. 결국 재도약은 이들이 실패 속에서 얼마나 빨리 성장하느냐에 달려있다. 
 
위기는 극복하면 기회가 된다. 첫 3연전 상대 KIA는 최근 10경기 3승 7패로 주춤하다. 선수층에서 KIA가 몇 수 앞서지만, 시즌 초반의 막강함과는 거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마운드가 기복 없이 잘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타선이 다시 힘을 찾아 흔들리고 있는 KIA를 끌어내린다면, 4위권 경쟁은 다시 혼전 양상으로 흘러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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