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수호신 송창식(28)이 흔들리고 있다.
송창식은 지난 16일 목동 넥센전에서 5-2로 리드하고 있는 7회말 1사 2루에서 구원등판했으나 보크와 실책성 플레이가 겹치며 5-5 동점을 허용, 올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결국 8회말 강정호에게 결승 솔로 홈런을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수호신 송창식의 난조는 한화에 단순한 1패 그 이상의 의미를 던졌다.
한화는 이날 경기를 잡기 위해 7회부터 송창식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8일 마산 NC전 이후 8일만의 등판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한 상태였다. 그러나 송창식의 구위는 시즌 초반보다 떨어져있었다. 8회말 강정호에게 맞은 홈런도 141km 직구였다. 몸에 맞는 볼 2개 포함 사사구 3개로 제구도 안 됐다.

송창식은 시즌 첫 10경기에서 무적 같은 압도적인 피칭을 펼쳤다. 1패3세이브 평균자책점 1.17. 이닝당 출루허용률 0.91, 피안타율 1할7푼3리에 9이닝당 탈삼진은 무려 9.4개였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이틀 연속 등판이 3차례였고, 사흘 연속 등판도 1차례 포함돼 있었다. 팀의 16경기 중 10경기에 나와 15⅓이닝을 던졌다.
이후 8경기에서 송창식의 연투는 지난 7~8일 마산 NC전밖에 없다. 그러나 성적은 오히려 떨어졌다. 최근 8경기 1승2패1세이브 평균자책 5.91로 고전하고 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이 1.69이고, 피안타율도 2할7푼5리로 1할 가량 상승했다. 9이닝당 탈삼진도 6.75개로 감소하며 초반과 같은 위력이 보이지 않고 있다.
구위가 약해지자 제구도 함께 흔들리는 모습이다. 시즌 첫 10경기에서 송창식의 9이닝당 사사구는 3.52개였는데 최근 8경기에서는 7.59개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이닝당 투구수도 시즌 첫 10경기 14.48개로 수준급이었지만 최근 8경기는 18.28개에 달한다. 제구가 안 되자 힘든 피칭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송창식은 시즌 전체를 통틀어도 팀 내 가장 많은 18경기에 나와 구원투수 중 가장 많은 26이닝을 던지고 있다. 특히 연투가 5번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18경기 중 세이브 상황 등판은 5경기. 나머지 13경기는 세이브 상황이 아니었다. 팀이 호출하면 언제든 등판했으나 조금씩 무리가 오는 모습이다.
모 야구 해설가는 "송창식이 너무 많은 경기에 나왔다. 세이브 상황이 아닌데도 7회부터 나오거나 5점차 리드에서 나오기도 했다. 아무리 강한 체력의 투수라도 무리가 가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한화는 송창식 제외하면 확실하게 믿을 만한 구원투수가 없다. 그렇다고 송창식을 마땅한 기준 없이 등판시킨다면 더욱 힘든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격언이 떠오르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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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