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전'이 대세? '차세대 시사예능' vs '그래봐야 종편'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3.05.17 17: 07

JTBC '썰전'이 최근 정치, 사회적으로 일어나는 굵직한 이슈에 시원한 '돌직구' 멘트와 흥미진진한 뒷얘기를 풀어놓으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지상파가 지닌 표현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어 차세대 시사예능 포맷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은 가운데, 그러나 정치적 편향 문제는 언젠가 터질 수밖에 없는 시한폭탄이라는 한계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보수 진영의 강용석과 진보 진영의 이철희를 양쪽 날개 삼아 한주의 뜨거운 이슈에 대해 여러 각론을 펼치는 형식. 고루한 토론프로그램과 달리 "내가 국회에 있을 때", "내가 청와대에 있을 때"로 시작하는 경험담이 생생하고, "안철수 의원 쪽에서 날 당연히 의식하겠죠"라고 말하는 강용석이 얄밉지 않게 포장된다.
'미군 성범죄자와 윤창중 전 대변인을 맞바꾸자'는 네티즌 의견이 이철희의 입을 통해 전파를 타고, "방미 행사 중 대변인은 크게 할 일이 없으므로 놀러간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는 패널들의 분석이 김구라의 재치있는 멘트들과 함께 소개된다.

지난 대선 당시 정치적 사안을 두고 화끈한, 가끔은 지나친 수사법으로 무장한 패널들로 쏠쏠한 재미를 본 종편이지만 '썰전'은 양쪽 진영의 멘트에 동등하게 무게를 싣고 개그맨 김구라가 이념을 떠난 실리로 또 다른 시각을 제시하면서 다른 시사교양 프로그램과는 차별화에 성공한 상태.
수위를 넘나드는 토크는 당연히 속시원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썰전'을 단숨에 화제작으로 올려놨다. 지상파에 출연 중인 방송인 및 제작진들이 가장 유심히 보고 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한 개그맨은 최근 "'썰전'과 같은 판만 깔아준다면, 시청률 1위 찍을 자신 있다. 표현의 수위가 그 정도만 높아져도 시도할 수 있는 게 굉장히 많을 것"이라며 부러움을 표했다. 한 인기 PD 역시 "'썰전'에 대한 시청자 반응이 다른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 프로그램이 지지부진한 현 예능계에 차세대 아이템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같은 뜨거운 반응은 출연진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강용석은 "국회의원으로 있을 때보다 정치인들로부터 전화가 더 많이 온다"고 말했을 정도. 윤창중 전대변인 사건이 터졌을 때에도 네티즌은 tvN 'SNL코리아'와 함께 '썰전'에 큰 기대를 걸며 종편 시사 프로그램에 '달라진' 기대치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인기가 높아지면 우려도 높아지는 법. 존재만으로도 '빛났던' 초기를 지나자, '썰전'에도 한계론이 대두되고 있다. 과연 '좌'와 '우'가 동등하게 그려지느냐를 두고 의견이 나뉘기 시작한 것. 지난 16일 방송에서 윤 전대변인 사건보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성과부터 꺼내든 '순서'도 일부에선 의미심장하게 해석됐다. 역시 종편이라는 냉소적인 반응도 눈에 띈다. 그런가하면 보수 쪽에서도 패널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하고 갖가지 해석을 내놓긴 마찬가지.
아직 논란거리가 될 수준은 아니지만 언제든 형평성을 두고 불씨가 남아있다는 점은 '썰전'이 갖고 있는 가장 핫하면서도 취약한 단점이 될 전망. MC 김구라는 이를 의식한 듯 수시로 "나는 좌도 우도 아니다"고 수차례 강조하고 있다. 또 자신이 출연 중인 SBS '화신'과 KBS '두드림'을 비판 대상에서 예외로 하지 말아달라며, 성역 없는 토크의 의지를 분명히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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