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4번타자 김태균(31)이 숨막히는 폭풍 질주로 쐐기 득점을 만들었다. 그답지 않게 주루 플레이로 팀 승리에 한 몫 단단히 했다.
김태균은 17일 대전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 홈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2루타 하나 포함 2타수 1안타 2볼넷 2득점으로 활약했다. 41경기 연속 출루 기록과 함께 폭풍 질주로 팀 승리에 일조했다.
김태균의 결정적 주루 플레이는 4-3 살얼음 리드를 지키던 5회말에 나왔다.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시즌 29번째 볼넷으로 출루한 김태균은 후속 타자 김경언의 좌익선상 2루타 때 질주를 시작했다. 두산 좌익수 김현수가 펜스 플레이에 나섰으나 공이 펜스를 맞고 앞으로 굴절됐다.

그 틈을 한화 오대석 3루 베이스코치가 놓치지 않았다. 오대석 코치는 2루 지나 3루를 향해 헐레벌떡 뛰어오는 김태균을 멈춰세우지 않았다. 오 코치는 오른팔을 쉼없이 돌렸다. 스피드가 3루에서 어느 정도 죽은 상태였지만, 김태균은 두 다리에 다시 추진력을 넣었다. 3루에서 또 한 번 스피드를 낸 뒤 홈으로 전력질주했다.
두산은 좌익수 김현수에서 유격수 손시헌 그리고 포수 양의지로 정교한 중계 플레이가 이어졌다. 공이 홈으로 들어올 때에는 거의 아웃 타이밍이었지만, 김태균은 절묘한 스탭으로 양의지의 태그에 앞서 허리를 옆으로 튼 뒤 왼발로 홈을 먼저 밟았다. 슬라이딩 없이 현란한 스텝으로 홈인, 5-3으로 달아나는 쐐기 득점을 만들었다.
덕아웃에 들어온 김태균은 가슴을 만지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1루에서 홈까지 약 12초가 걸렸고, 마지막 순간 젖먹던 힘으로 스퍼트를 내며 있는 힘을 모두 소진했다. 김태균의 쐐기 득점에 힘입어 한화는 5-4로 1점차 승리를 거뒀다. 김태균의 숨막히는 폭풍 질주가 아니었다면 경기가 또 어떻게 흘렀을지 몰랐다.
김태균의 질주는 오른쪽 발바닥 통증을 안고 뛰었다는 점에서 더욱 눈물겨웠다. 경기 후 김태균은 "최근 발바닥이 그리 좋지 않았다. 하지만 (후속 타자) 경언이의 타점을 위해 뛰었다"며 뜨거운 동료애를 자랑했다.
아울러 김태균은 지난해 9월27일 문학 SK전을 시작으로 41경기 연속 출루행진을 이어갔다. 올해 34경기 모두 출루하고 있다. 한국프로야구 역대 최다 연속 출루는 롯데에서 뛴 외국인 타자 펠릭스 호세로 2001년 6월17일 마산 현대전을 시작으로 2006년 4월8일 대구 삼성전까지 63경기 연속 출루했다. 국내선수 중에서는 현대 소속이던 박종호가 2000년 5월3일부터 7월13일까지 59경기 연속 출루한 게 최다 연속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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