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 한화에도 첫 기록들이 쏟아졌다.
한화는 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 홈경기에서 5-4, 짜릿한 1점차 역전승을 거뒀다. 시즌 첫 만원관중 앞에서 뜻깊은 승리로 시즌 10승 고지에 오르며 팬들과 기쁨을 만끽했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 한화 투수들의 첫 기록이 많았다. 2년차 사이드암 임기영(20)이 프로 데뷔 첫 승을 올렸고, 4년차 좌완 김경태(22)는 프로 첫 홀드를 따냈다. 투수조장 김광수(32)는 한화 이적 첫 세이브로 승리를 마무리했다.

한화는 시즌 첫 선발등판한 윤근영이 1⅔이닝 만에 조기강판되자 임기영을 2회부터 투입시켰다. 임기영은 2사 주자 1·2루에서 볼넷을 주고 만루를 초래했으나 실점없이 위기를 넘긴뒤 4회까지 틀어막았다. 피하지 않는 과감한 피칭과 절묘한 서클체인지업을 앞세워 2⅓이닝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봉쇄,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며 첫 승을 올릴 수 있었다.
3번째 투수 김경태도 5회 무사 1·2루에서 임기영을 구원등판, 양의지를 병살타로 솎아내며 실점없이 위기를 극복했다. 6회에도 안타 하나를 맞았을 뿐 나머지 3타자를 모두 땅볼아웃으로 돌려세우며 기세를 이어갔다. 2이닝 1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팀의 리드를 지키며 프로 데뷔 첫 홀드를 수확했다.
4번째 투수 정대훈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끊고 간 뒤 마무리는 김광수가 장식했다. 송창식이 16일 목동 넥센전에서 1⅔이닝 동안 40개의 공을 던져 이날 피칭이 어려운 상황. 한화의 보루는 김광수였다. 1점차 8회 무사 1루에서 나온 그는 주자 오재원을 견제 아웃시킨 뒤 9회 포수 실책으로 이어진 1사 1·3루 우기에서 김동주에게 초구부터 몸쪽 직구로 정면승부해 3루 병살타를 엮어냈다. 2이닝 1안타 1탈삼진 터프세이브로 이적 첫 세이브.
경기 후 김광수는 "이적 첫 세이브에 대한 소감은 없다. 그보다 (송)창식이가 그동안 많이 던져서 안쓰러웠는데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어준 것 같아 다행이다. 동생들과 함께 팀이 이기는데 도움이 돼 기분이 좋다"며 "이적 후 팀에 믿음을 주지 못했다. 오늘을 계기로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한화는 선발도, 마무리도 비어있는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임기영과 김경태 그리고 김광수로 이어지는 계투진이 첫 승리-홀드-세이브를 합작하며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한화에도 분명 좋은 투수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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