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일본도 바쁜 칸 영화제이지만 한국만큼은 조용한, 씁쓸한 칸 영화제다.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개막작 영화 ‘위대한 개츠비’로 포문을 연 제66회 칸 국제영화제에는 경쟁부문에 출품된 자국의 영화를 취재하기 위해 모여든 중국과 일본 취재진들로 북적였지만 단 한편의 영화도 경쟁부문에 오르지 못한 한국만이 다소 한가한(?) 행보를 보여 씁쓸함을 안겼다.
꾸준히 칸 영화제에 초청됐던 한국영화는 올해 단 한편의 영화도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초청된, 중앙대 영화학과 출신의 김수진 감독이 연출한 ‘선(The Line)'과 단편경쟁부문 초청작인 문병곤 감독의 ’세이프(Safe)'만이 전부.

반면 지난해 경쟁부문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중국과 일본의 영화는 무려 3편이나 경쟁부문에 초청되는 쾌거를 안았다. 중국 대표 감독 지아장커 감독의 ‘티안추딩(Tian Zhu Ding)'과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리고 아버지가 된다‘,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짚의 방패‘가 그것. 때문에 칸 영화제 현장에는 자국 영화를 취재하기 모여든 중국과 일본의 취재진들로 가득했다.
특히나 지아장커 감독의 ‘티안추딩’ 공식 기자회견이 시작된 17일, 기자회견장과 프레스룸에는 지아장커 감독과 ‘티안추딩’에 대한 기사를 송고하는 취재진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바쁘게 움직이며 ‘티안추딩’의 황금종려상 수상 가능성에 대한 기사들을 쏟아내는 등 취재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는 18일과 20일에는 일본 취재진들의 바쁜 행보가 예상된다. ‘그리고 아버지가 된다’와 ‘짚의 방패’가 공식 스크리닝 상영 및 기자회견을 앞두고 있기 때문.
그러나 한국 취재진만큼은 프레스룸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뿐만 아니라 칸 현지에서도 한국 취재진을 만나는 일은 드물었다. 경쟁부문을 포함해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등 주요 부문에 국내영화가 초청되지 않은 탓이다. 개막작 ‘위대한 개츠비’가 상영되고 개막식 레드카펫이 진행됐던 지난 15일에만 몇몇의 한국 취재진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한국 필름마켓 부스에는 한국영화를 구매하기 위해 발걸음을 한 해외 바이어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어 비록 한국영화가 전멸한 제66회 칸 국제영화제였지만 전 세계 영화인들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지는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한편 제66회 칸 국제영화제는 15일 ‘위대한 개츠비’로 포문을 열었으며 오는 26일까지 화려한 여정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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