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같은 블리츠크랭크 솜씨로 LOL 신의 반열에 오른 '매드라이프' 홍민기(21)가 자신의 진가를 '롤 클라시코'로 치른 '롤챔스' 8강에서 유감없이 발휘했다.
CJ 엔투스 프로스는 17일 저녁 서울 용산 온게임넷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푸스 LOL 챔피언스리그 스프링 2013시즌' 나진 소드와 8강전서 비교적 손쉬운 3-1 완승을 거뒀다. 전문가들과 자신들 조차 접전을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 이 완승에는 바로 1세트서 홍민기가 선택한 블리츠크랭크가 신의 한 수였다.
CJ 프로스트와 나진 소드는 리그 오브 레전드 초창기부터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최고의 LOL 팀 자리를 놓고 치열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팀. 두 팀의 맞대결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최대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더비 매치 ‘엘 클라시코(el Clasico)’에서 비유해 ‘롤 클라시코’라고 부를 정도다.

지난 윈터시즌 결승전 당시 CJ 프로스트는 나진 소드에 0-3 셧아웃 완패를 당했다. 나진 소드가 가까스로 8강에 진출했지만 접전을 예상했던 이유다. 하지만 싱겁게 승부가 난 것은 홍민기가 1세트 선택한 '블리츠크랭크'가 나진 소드가 준비한 수 들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면서 사실상 승부가 판가름이 났다.
특히 압권은 1세트. 블리츠크랭크의 로켓 손이 뻗을 때마다 어김없이 소드의 챔피언들이 쓰러져 나갔고, 한 타 싸움에 블리츠크랭크의 전장기장이 뿜어져 나오면 킬 스코어는 계속 벌어져나갔다. 블리츠크랭크를 중심으로 한 프로스트의 팀워크는 나진 소드의 기를 질리게 만들 정도였다.
나진 소드는 이후 2세트부터 마지막이 된 4세트까지 금지 챔피언에 블리츠크랭크를 빼 놓지 않았다. 박정석 나진 소드 감독은 "홍민기의 블리츠크랭크에 말리면서 유리하던 1세트를 패배했다. 블리츠크랭크의 주 기술로 적 챔피언을 낚아채는 로켓손이나 상대를 타격하면서 띄우는 강철 주먹, 대규모 난전에서 무서운 위력을 발휘하는 정전기장 등 블리츠크랭크가 나오는 것 자체를 위협으로 인정했다.
이에 대해 홍민기는 "상대가 예상을 잘 못했던 것 같도 운도 나름 작용했다"고 겸손해 했다. 그러나 강현종 CJ 감독과 손대영 코치는 "블리츠크랭크의 선택은 계산했던 한 수"라면서 전략적으로 치고 들어갔음을 인정했다. 코칭스태프는 "코인 토스부터 우리가 이기면서 모든게 잘 풀렸다. 1세트를 이기지 않았으면 자칫 어려울 상황에서 민기가 잘 풀어나가면서 이후 경기도 술술 풀렸다"라고 홍민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시 한 번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낸 홍민기의 블리츠크랭크. 프로스트가 앞으로 '롤챔스'서 다시 한 번 신의 한 수를 꺼내들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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