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지독한 공격력, 막강불펜 무용지물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5.18 06: 27

올 시즌 전체 일정의 25%가 진행된 가운데 불펜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은 팀은 LG다. LG는 17일까지 33경기를 치렀는데 불펜 평균자책점 3.49로 이 부문 1위에 자리하고 있다. 2위 삼성의 3.97에 약 0.5점이나 앞서있다. 블론세이브 2개로 9개 구단 최소 블론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유원상이 예상치 못한 오른쪽 허벅지 부상으로 빠져있지만 마무리투수 봉중근을 비롯해 정현욱, 임정우, 스윙맨 신재웅, 이상열이 자기 역할을 다한 결과다. 경기 중후반 리드만 잡는다면, 승리 방정식대로 경기를 가져갈 수 있다. 특히 마무리투수 봉중근은 지금까지 단 한 차례의 블론세이브 없이 100% 세이브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0.79에 달한다.
문제는 이들이 나설 무대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방정식은 있는데 대입할 기회가 없다. LG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4.27로 7위에 자리 중이다. 퀄리티스타트는 13번 기록하며 8위다. 믿었던 외국인 듀오 벤자민 주키치와 레다메스 리즈의 부진이 뼈아프게 다가오고 있다. 불안했던 토종 선발진이 선전하고 있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선발진보다 심각한 게 있으니 바로 지독하게 영양가없는 공격력이다. 선발투수가 3점을 내주면 타선은 2점을 뽑고, 2점만 내주면 딱 1점 올리는 데에 그친다. 대량 실점하면, 대량 득점한다. 단 리드를 절대 잡지 못한다. 1, 2점차 모자를 정도만 득점하며 추격한다. 그러다보니 1점차 승부 승률이 9개 구단 최하위인 18.2%(2승 9패) 밖에 안 된다. 선발승은 4월 28일 이후 12경기 동안 실종됐다.
공격 부문 기록을 살펴보면 문제점이 극명하게 나온다. 일단 타율은 나쁘지 않다. LG 타선은 팀 타율 2할7푼5리로 9개 팀 중 4위에 자리 중이다. 그런데 좀 치기만 할뿐 점수를 뽑을 줄은 모른다. 출루율까지는 3할4푼8리로 중위권인데 장타율은 리그 7위인 .350이다. 이러다보니 안타 3개를 연속으로 쳐도 점수를 못내는 경우가 생긴다. 득점권타율도 2할6푼3리로 평소에는 좀 치고 정작 쳐야할 때는 못 친다.
벤치의 지시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LG는 희생타 28개로 이 부문 1위다. 그런데 별 효과가 없다. 도루 성공률은 66.7%로 하위권에 있고 대타 성공률도 1할4푼3리로 8위다. 작전이 나와도 수행이 안 된다. 헛스윙 비율 10.1%로 리그 1위, 주루사 24회로 역시 리그 1위다.  세밀한 야구로 득점 부족 현상을 극복하려고 해도 뜻처럼 되지 않는다.
4일 휴식 후 맞이한 17일 잠실 KIA전도 이렇게 흘러갔다. 3회 5회 6회 세 차례 득점권에 주자를 놓았지만 적시타는 6회 1타점짜리 한 번 뿐이었다. 5회 무사 1루에서 번트 사인이 났는데 번트에 실패했다. 나머지 1점은 상대 수비의 에러로 올렸다. 테이블세터는 단 한 번도 1루를 밟아보지 못했다. 때문에 중심타선이 안타를 쳐도 홈으로 들어올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이날 LG는 KIA에 2-3으로 패했다. 
결국 타선을 재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마땅한 해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시즌 초 리그 정상급 1번 타자였던 오지환은 타격 페이스가 계속 떨어지고 있고 어느 타순에 놓아도 자기 몫을 하는 이진영은 부상으로 빠져있다. 하위 타선의 첨병 역할을 했던 현재윤도 부상, 손주인도 하락세다. 신진세력 김용의 문선재 정주현도 최근 방망이가 시즌 초반처럼 날카롭지 않다. 박용택 정성훈 둘이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오직 정의윤 홀로 조용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9명의 타자 중 반이라도 맞아야 타선이 계산이 서는데 맞고 있는 타자는 2, 3명밖에 없다.
물론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다. 바닥을 칠 때가 있는가하면, 한 없이 올라갈 때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치는 것보다 타선의 응집력이 중요하다. 타격과 주루가 하나의 흐름으로 돌아간다면 어느 정도 득점이 나온다. 개막전에서 리그 최정상급 구위를 지닌 투수에게 안타 하나 없이 득점했던 모습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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