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T 부를 만한 드라마 추천이요!"
가수의 매니저들이 종종 하는 말이다. OST에 참여하면 좋을 것 같은 드라마 혹은 영화를 고민하는 거다. 가수나 매니저가 꼽는 '좋은' 기준은 단순하다. 작품이 잘 되고 OST도 덩달아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작품, 결국 히트 예감 드라마나 영화를 말한다. 최근 조인성-송혜교 주연의 인기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정답이다. 거미가 부른 '눈꽃', 슈퍼주니어 예성의 '먹지', 더원의 '겨울 사랑'이 모두 대히트했다.
백지영, 이승철 등 대한민국 톱가수들도 마다하지 않는 게 바로 OST다. 특히 히트 드라마의 OST는 음반이나 방송 등 공식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대중에게 꾸준히 어필할 수 있는 창구가 된다. 백지영이 부른 드라마 '아이리스'의 OST '잊지 말아요'나 '시크릿 가든' OST '그 여자'처럼 소위 '대박'이 터지면 음원 수익도 상당히 짭짤한 것으로 알려진다. 공백기에도 팬들과 소통하고 이익도 챙길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특히 드라마의 경우 체감 인기나 파급력이 영화 OST와 비교해 훨씬 크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시청률이 20~30%를 넘기는 히트 드라마, 더 나아가 40%를 찍은 '국민 드라마'의 경우, 방영 내내 OST의 인기도 거세기 때문. 천만관객 영화보다 히트 드라마의 OST가 대중의 접근성이 높고 그만큼 소비율도 높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그래서 톱가수들은 물론, 심지어 작품에서 출연하는 배우들마저도 욕심내는 게 바로 OST다. 이미 OST퀸으로 명성이 난 백지영을 비롯해 이승철, 신승훈, 김범수, 임재범 등 대한민국 최고의 보컬리스트로 꼽히는 이들이 다양한 OST에 참여하며 위세를 떨치고 있다. 소녀시대 멤버들과 슈퍼주니어 예성, JYJ 김준수도 이미 수편의 드라마 OST에 참여하며 인기를 누렸다. 게다가 '시크릿가든'의 현빈도, '신사의 품격'의 장동건도, '착한 남자'의 송중기도, '해를 품은 달'의 김수현도 자신들이 출연한 드라마의 OST를 직접 불렀을 정도니 여러모로 상당히 매력적인 작업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OST를 '막' 부를 수 없는 고민도 있다. 폭넓은 대중과 소통하자고, 음원 수익도 챙길 수 있으니 괜찮은 부업(?)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이라도 아무 OST나 막 부를 수는 없는 노릇. 톱가수거나 톱배우일수록 OST 참여 여부에 대한 선택은 신중해진다. 자칫 드라마나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거나 OST가 각광받지 못했을 경우, 특히나 가수들에게 미치는 데미지(damage)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정규 앨범도 아닌데 남의(?) 작품 OST를 괜히 불렀다가 가수로서의 실력이나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부 네티즌은 '요즘 일이 없나 보지?', '돈이 필요한가', '음반 작업이나 더 신경 쓸 것이지, 이상한 노래나 부르고' 하는 식의 비아냥거림을 멈추지 않는다.
드라마가 대박 나고 OST도 대박이 나면 국민 가수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도 큰 도움이 되고 음원 수익 면에서도 상상 이상의 결실을 거둔다. 반면 드라마도 망하고 OST도 조명 받지 못할 땐, 힘들게 쌓아온 가수의 이미지와 신뢰도가 무너지는 황당한(?) 결과가 일어날 지도 모른다. 그래서 가수 매니저들은 그만큼 위험 부담도 크지만 성공시의 달콤한 열매, 그 유혹을 뿌리치기도 쉽지가 않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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