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위대한 개츠비'가 개봉 하루만에 박스오피스 2위로 떨어지며 힘이 달리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개봉 첫날 '아이언맨3'를 누르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던 '위대한 개츠비'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17일 2위로 내려앉았다. 황금연휴 첫날 오랜만에 극장가를 찾은 관객들의 선택은 역시 '아이언맨3'였던 것.
'아이언맨3'는 지난 17일 하루 27만여명을 기록해 누적관객수 800만명을 돌파한 반면 '위대한 개츠비'는 같은 기간 19만여명에 그쳐 2위에 올랐다. 누적관객수 28만여명이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3위에 오른 '크루즈패밀리'의 11만명 보다는 크게 선전했지만, '아이언맨3'에 예매율을 앞서가며 승기를 잡았던 '위대한 개츠비'로서는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이는 '아이언맨3'을 보고 싶었으나 바빠서 극장에 가지 못했던 관객들이 휴일을 맞아 대거 극장에 몰린 탓도 있겠지만, '위대한 개츠비'의 평이 양극단으로 나뉘고 있는 것도 한 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영화는 초반부의 화려한 볼거리와 후반부의 묵직한 드라마로 두가지 상반된 매력을 선보인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 '물랑루즈' 등 MTV식 영상미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바즈 루어만 감독은 '위대한 개츠비' 초반부 경제적 호황을 흥청망청 누리던 부자들의 화려한 파티 장면에서 장기를 백분 발휘했다. 입이 떡 벌어지는 대저택에 쇼걸들의 화끈한 파티, 현대적인 음악은 고전을 영상화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동시대적이다.
반면 후반부는 개츠비(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의 순애보와 그를 둘러싼 속물들이 대조를 이루며 묵직한 드라마를 다룬다. 원작을 거의 건드리지 않았지만, 계층 문제보다는 개츠비라는 개인의 매력과 사랑에 집중해 주인공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그가 억울하게 죽음을 당하고, 전면적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이기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을 대비한 결말은 원작 만큼이나 여운을 남긴다.
문제는 후반부의 여운을 좋아하는 관객에게 초반부는 볼거리 밖에 없어 지루하고, 초반부의 화려함에 시선을 뺏겼던 관객은 후반부가 늘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SNS 상에는 이 영화의 메시지에 감동받은 반응과 함께 지루하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볼거리와 드라마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한 셈.
여성들을 가슴 설레게 할 순애보 역을 맡은 디카프리오 역시 명불허전이라는 평가와, 예전과 같은 미모는 아니라는 평가로 나뉘고 있다.
'아이언맨3'가 8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천만 달성에 청신호를 켠 가운데, 거의 유일한 맞상대로 점쳐져온 '위대한 개츠비'가 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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