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한 치의 오차없이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하는 저격수를 연상케 한다.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우동균(24)이 올 시즌 대타 히든 카드로서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삼성은 17일 마산 NC전서 1-1로 맞선 9회 1사 만루 기회를 잡은 뒤 신명철 대신 우동균 대타 카드를 꺼냈다. 결과는 대성공. 우동균은 중견수 희생 플라이를 때려 삼성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2008년 입단 당시 '제2의 장효조'라 불릴 만큼 타격 재능을 인정받았던 우동균은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누구보다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다. 그리고 힘에 의존하던 타격 자세도 조금 바꿨다. 그동안 장타 욕심이 컸던 우동균은 짧고 간결한 스윙으로 바꾼 뒤 정확성이 한결 나아졌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전훈 캠프에서 열린 연습 경기를 통해 타율 4할1푼2리(34타수 14안타) 2타점 6득점으로 빼어난 타격을 선보였다. 당시 그는 "이젠 정말 야구 밖에 없다. 이대로 야구 인생을 접고 싶진 않다. 올해마저 주춤거린다면 그저 그런 선수로 남게 된다. 정말 올해는 뭔가를 보여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절박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우동균은 17일 경기 후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자신을 낮춘 뒤 "희생 플라이가 아닌 안타였으면 더 좋았을텐데 조금은 아쉽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류중일 감독은 "우동균이 전문 대타 요원으로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 박수를 보냈다.
이에 우동균은 "선발 출장이든 대타든 대수비든 대주자든 경기에 출장하는 건 마찬가지다. 어차피 팀이 승리하는 게 공통된 목표"라며 "현재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주전 외야수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실 대타 요원이 타격감을 유지한다는 게 쉬운 건 아니다. 우동균은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면서 저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겠다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편이다. 그래서 인지 타석에 들어서면 마음이 편해진다. 그리고 좀 더 집중력을 발휘하려고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우동균은 "하루 하루 경쟁의 연속"이라고 표현했다. 탄탄한 삼성 외야진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의미다. 지금은 대타 역할을 맡고 있지만 언젠가는 삼성의 중심 타선을 이끌 주역이 되길 바라는 우동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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