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좌타자 공포서 벗어나며 가능성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5.18 21: 29

NC 외국인 투수 찰리 쉬렉(28)이 삼성의 강타선을 효율적으로 봉쇄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투구 내용도 좋았다. 비록 불펜 난조로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자신감을 채울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찰리는 18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지난 12일 잠실 두산에서 7이닝 2실점 호투로 한국무대 데뷔 후 첫 승리의 감격을 맛봤던 찰리는 시즌 초반에 비해 나아진 투구내용으로 NC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켰다. 1승을 추가하지 못한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라고 할 만한 경기였다.
6회까지는 퍼펙트에 가까운 투구였다. 1회 선두타자 배영섭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것을 제외하면 단 한 명의 타자에게도 1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나마 1회 내보낸 배영섭도 자신이 견제로 잡아냈다. 2회부터 6회까지는 외야로 뻗어나가는 타구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 삼진은 하나에 불과했지만 아웃 카운트 15개 중 내야 땅볼이 11개였다. 6회까지의 투구수도 77개에 불과했다. 흠 잡을 곳이 없는 투구였다.

7회에도 선두타자 배영섭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18타자 연속 범타 처리였다. 정형식에게 볼넷을 내주긴 했지만 이승엽에게 1루수 땅볼을 유도해 정형식을 2루에서 잡았다. 이후 2사 1루에서 최형우 타석 때 폭투를 던지며 이승엽에게 2루를 내줬지만 최형우를 2루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8회에도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찰리는 선두 타자 채태인에게 중전 안타, 박석민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며 최고 위기를 맞이했다. 이후 상황은 조동찬의 희생번트, 대타 우동균의 고의사구로 1사 만루가 됐다. 찰리는 김상수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1점을 내줬으나 이후 배영섭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스스로 불을 껐다. 시즌 최고의 투구라고 할 만했다.
NC 'ACE 트리오'의 한 축으로 기대를 모았던 찰리는 한국무대 첫 6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에 그쳤다. 스스로 조급함이 있을 만했다. 그러나 지난 12일 잠실 두산전에서 첫 승리를 따낸 이후 이번 경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감으로써 앞으로를 기대하게 했다. 직구 구속은 아주 빠르지 않았으나 코너웍이 좋았고 투심을 섞어 던지며 빗맞은 타구를 만들었다. 떨어지는 체인지업의 위력, 직구 몸쪽 승부도 뛰어났다.
한편 이 경기는 찰리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을 보여주는 경기이기도 했다. 찰리는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3할5푼4리로 우타자(.260)에 비해 높았다. 그러나 이날은 삼성이 자랑하는 좌타 라인을 철저히 봉쇄한 것이 호투의 원동력이었다. 정형식 이승엽 최형우 채태인 등으로 이어진 삼성의 좌타자들은 이날 찰리에게 안타 1개, 볼넷 2개를 뽑아내는 데 그쳤다.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잘 먹혔다. 좌타자 공포에서 벗어나니 승리에 한걸음 다가간 셈이다. 비록 NC는 경기에서 졌지만 찰리의 한국무대 적응은 한가닥 위안이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