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투수의 절실함. 아마도 18일 NC와 삼성의 경기를 지켜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명제였다. 두 팀이 마무리 부재에 울고 웃었다.
18일 마산구장에서 격돌한 NC와 삼성은 연장 12회 혈투를 펼쳤다. 그러나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있었다면 경기는 연장에 들어가지 않을 수도, 혹은 12회까지 가지 않을 수도 있었다. 경기를 매조 지을 선수가 부족했던 두 팀은 본의 아니게 끝까지 관중들을 붙잡아야 했다.
먼저 기회를 놓친 팀은 NC였다. NC는 선발 투수 찰리의 8이닝 1실점 역투로 승리를 눈앞에 뒀다. 9회 2사까지 2-1로 리드했다. 그러나 집단 마무리 중 하나인 이민호가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하고 동점을 내주며 연장 승부를 허용했다. 2사 후 최형우에게 몸에 맞는 공, 대주자 강명구의 도루, 그리고 채태인의 볼넷으로 자초한 2사 1,2루에서 박석민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삼성도 사정이 아주 나은 것은 아니었다. 삼성은 2-2로 맞선 10회초 공격에서 정형식의 땅볼 때 점수를 뽑으며 경기 첫 리드를 잡았다. 10회말만 잘 마무리하면 그대로 승리였다. 그러나 삼성의 선택은 팀의 철벽 마무리 오승환이 아닌 심창민이었다. 전날 22개의 공을 던진 오승환의 컨디션을 감안한 조치인 듯 했다.
중간계투요원으로는 정상급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심창민이지만 마무리의 부담감이 있었던 것일까. 심창민도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며 경기를 10회에서 마무리하지 못했다. 심창민은 김종호에게 몸에 맞는 공, 나성범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2사 1,2루에 몰렸고 결국 이호준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맞고 팀 승리를 지키는 데 실패했다. 9회 NC 팬들이 내쉬웠던 한숨이 10회에는 삼성으로 옮겨갔다.
결국 승자는 타선의 뒷심이 좀 더 강했던 삼성이었다. 삼성은 12회 임창민과 문현정을 상대로 4점을 뽑아내며 넉넉한 점수차를 만들고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차우찬이 12회말 2사 후 연속 볼넷을 내줬다는 점을 생각하면 1~2점차 리드는 또 한 번의 긴장으로 연결될 수도 있었다. 마무리 투수가 부족한 NC의 고민이 고스란히 드러났고 삼성은 오승환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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