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SNL코리아', 톡 쏘는 맛은 대체 어디로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3.05.19 07: 59

tvN 'SNL코리아'가 미지근해지고 있다.
'SNL코리아'는 지난 18일 방송에서 진중권부터 제이슨 므라즈까지 독특한 게스트를 대거 출연시켰지만, 신선한 시도는 보이지 않았다. 화끈한 '19금 개그'도, 신랄한 정치 풍자도 딱히 없었다.
'제3병원' 콩트에서는 동성애와 잠재적 성추행을 동일선상에 두는 무리수가 오히려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대장내시경을 하러 병원을 찾은 신동엽이 남자 간호사간의 묘한 자세를 보고 걱정을 하는 모습, 그러다 의사가 여자와 결혼 사진을 찍은 모습을 보고 안심하는 장면 등은 찜찜한 웃음을 유발했다. 홍석천이 등장해 스스로 동성애 개그를 선보여 희석시키긴 했지만 신선하지 않은 동성애 코드 차용은 오히려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진중권의 출연은 독특하긴 했다. '진중건의 토론배틀'에서 진중권을 패러디한 김원해는 최일구 앵커에게 "같은 MBC 출신인 손석희는 사장님이 됐더라"며 퇴장시키고, 서태지에게 "서태지와 아이들은 아이들과 결혼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고 한마디했다. 이어서 진짜 진중권이 등장해 7살 어린이에게 칸트와 데카르트를 들먹이며 독설을 퍼붓는 개그를 선보였다. 그러나 그는 코믹 연기에 집중했을 뿐,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을) 현 세태에 대한 독설은 하지 않았다.
'위켄드 업데이트'는 눈에 띄게 평이해졌다. '글로벌 텔레토비' 코너는 물론이고 첫 뉴스로도 일본 위안부 망언을 소재로 하며, 국내 시청자 사이에선 '민감하지 않은' 영역에 비교적 편하게 분노와 비판을 가했다. 이어서도 저출산 문제, 베컴 은퇴, 안젤리나 졸리의 가슴 절제술 등을 다뤘다. 차라리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의 "미꾸라지가 사고를 쳐서 착잡하다"라는 멘트가 더 '위켄드 업데이트' 다웠다.
그나마 최근 파파라치 보도 행태를 꼬집은 '개놈 카메라' 광고 콩트가 제일 눈길을 끌었다. JK김동욱, 최일구 등은 파파라치 기자로 분해 톱스타 커플 사진을 찍는 모습을 코믹하게 연출했다. 군복을 입은 남자 연예인을 등장시켜 최근 파파라치 보도로 알려진 비-김태희 커플을 연상케했다.
제이슨 므라즈는 듀엣을 할 한국 가수를 찾는다는 설정 하에 욕쟁이 할머니로부터 욕을 얻어먹고, 춤만 추는 박재범에게 당황하는 연기를 선보였다. 핵 풍선을 든 '김정은' 캐릭터 옆에서 겁을 잔뜩 먹은 채 노래하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냈다.
나머지 코너는 전혀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노팅힐' 콩트에서는 김슬기가 남자관계 복잡한 여배우로 출연했고, '결혼전야'에선 윤하가 안영미와 함께 과한 섹시댄스를 선보였다. '멋진 사나이'에선 샘 해밍턴이 최근 인기를 모으는 MBC '진짜 사나이'를 패러디해 한국 군인보다 더 군대를 잘 아는 외국인 역으로 출연했다.
한편 다음주 호스트는 영화배우 박용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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