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을 '모태 솔로'라고 밝힌 남녀는 처음이라 서툴지만 그래서 더 사랑스런 연애를 하고 있다. 비록 가상이라곤 하지만 이들을 보고 있자니 저절로 웃음이 나오는 걸 참을 수 없다. 연애인지 결혼생활인지 모를 풋풋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설레게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4'(이하 '우결4')의 가상 부부 태민과 손나은의 이야기다.
21살의 태민, 20살의 손나은의 가상 결혼 생활은 핑크빛 연애에 가까웠다. 지난 18일 오후 방송된 '우결4'에서 교복을 입고 명동 데이트를 즐기고 마주 앉아 떡볶이를 먹는 두 사람의 모습은 아이돌이라는 신분을 떠나 그 나이 또래의 사랑스런 데이트 그 자체였다.
이날 방송에서 태민과 손나은은 교복을 입고 명동으로 향했다. 버스 뒷자리에 나란히 앉아 남다른 은행 사랑에 대한 사랑을 펼치거나, 어린 시절의 소소한 기억을 함께 공유하는 모습은 하교 후 데이트를 즐기는 어린 커플을 연상케 했다. 이들의 대화는 일상적이고 소박해서 더욱 리얼했다.

이윽고 명동에 도착한 뒤 태민과 손나은은 길거리 데이트를 즐겼다. 커플 휴대폰 액세서리를 맞추고, 각자 '차칸남자', '폐인'이라는 익살스런 문구가 적힌 모자도 구입했다. "용돈을 다 쓰는 것이 아니냐"는 손나은의 물음에 태민은 "이 날을 위해 5년 동안 용돈을 모았다"는 답을 내놨다. 이름 난 아이돌그룹의 멤버인 두 사람의 대화는 이처럼 깨알 같이 사랑스러웠다.
연애 초보들의 첫 스킨십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함께 스티커 사진을 찍기로 한 두 사람은 가발을 쓰고 우스꽝스러운 포즈로 사진기 앞에 섰다. 그리고 태민은 손나은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다정한 모습을 연출했다. 스킨십이라 명명하기도 어색한 첫 스킨십을 하게 된 태민과 손나은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기분을 표현했다. 전혀 능숙하지 못한 이들의 첫 스킨십은 귀엽기 그지 없었다.
이어진 떡볶이집 데이트는'돌직구 마스터'에 등극한 태민과 그의 발언에 수줍어하는 손나은의 반응으로 채워졌다. 태민은 손나은에게 "남들이 네 얘기를 많이 했다. 촬영 끝나고 네 생각이 났다"라며 "너는 나 안 보고싶었냐"라고 물었다. 태민의 갑작스런 돌직구에 손나은은 대답을 하지 못하고 수줍어했다. 그러나 손나은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보고싶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감동받았다"는 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남의 연애를 지켜보면서 이렇게 기분 좋았던 적이 또 있었을까. 사실상 이들은 가상 결혼이라는 콘셉트에는 맞지 않는 서툰 연애를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서툴러서 더 설레는 소년과 소녀의 풋풋한 연애는 꽃잎이 흩날리는 봄날의 한 때처럼 따뜻하고 사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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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결4'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