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총체적인 위기에 빠졌다. 연이틀 최하위 한화에 덜미를 잡히며 최근 6경기 1승5패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 18일 대전 한화전에서 2-14 대패를 당했다. 이번달에만 벌써 3번째 두 자릿수 대량실점으로 마운드가 붕괴했다. 시즌 20승16패1무가 된 두산은 이날 LG 꺾은 KIA에 3위 자리를 내주며 4위로 내려앉았다. 상위권 경쟁에서 조금씩 밀려나는 모양새다.
이날 두산은 이혜천을 시즌 첫 선발로 내보냈다. 이혜천은 이날 경기 전까지 8경기 모두 구원으로 나와 평균자책점 1.42로 잘 막았다. 외국인 투수 개릿 올슨 부상 이탈과 베테랑 김선우의 부진에 따른 2군행으로 비어있는 선발 자리에 긴급 투입됐으나 1⅓이닝 5피안타 1볼넷 1사구 6실점으로 속절없이 무너졌다.

두산은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제외하면 확실하게 믿을 만한 선발이 없다. 풀타임 선발 2년차 노경은도 부진과 불운이 한꺼번에 몰렸다. 불펜도 확실한 붙박이 마무리가 없다. 투수진의 불분명한 교통정리로 이기는 경기와 지는 경기 구분이 무의미해졌다. 5월 팀 평균자책점이 유일한 6점대(6.48)로 9개팀 최하위다.
부상에서 돌아온 임태훈이 18일 한화전에 시즌 첫 등판을 가졌으나 1⅔이닝 4피안타 3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좋을 때에 비하면 많이 부족한 피칭이었다. 올슨과 이용찬이 이달 말과 내달 초 복귀가 기대되지만, 니퍼트를 뒷받침할 확실한 선발 요원이 없다는 점에서 투수난이 심각하다. 선발-구원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타선은 여전히 찬스에 약하다. 17~18일 한화전에서 두산은 심각한 결정타 부재에 시달렸다. 17일 경기에 잔루를 11개나 남기더니 18일 경기에서는 한 술 더 떠 무려 13잔루를 기록했다. 득점권에서 병살타, 내야 뜬공, 삼진으로 물러나기 일쑤. 공격 흐름이 뚝 끊긴다. 추격할 수 있는 공격 흐름을 살리지 못하며어려움을 자초하고 있다.
두산은 올해 잔루가 무려 331개로 9개팀 중 가장 많다. 경기당 평균 잔루가 8.9개에 달한다. 두산의 팀 득점권 타율은 2할5푼1리로 그보다 낮은 팀은 롯데(0.231)-한화(0.247) 2개팀 뿐이다. 심각한 집중타 부재 속에 두산의 장점인 빠르고 화끈한 공격적인 야구 이미지도 희석되어 가고 있다.
두산은 19일 한화전에도 3년차 신예 이정호를 선발로 예고했다. 올해 선발로 4경기 나온 게 전부일 정도로 아직 선발투수로서 경험이 일천하다. 하지만 이정호에게 위기 탈출의 희망을 걸어야 할 정도로 두산의 팀 사정은 열악하다. 두산이 총체적인 위기를 얼마나 빨리 수습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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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