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한화 강타자 김태완(29)이 부활의 신호탄을 울리며 요기 베라의 격언을 몸으로 실천하려 한다. 삭발만 두 번이나 감행하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김태완은 지난 18일 대전 두산전에서 5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 6타수 3안타 3타점을 올렸다. 올 시즌 첫 3타점 경기로 해결사 본능을 자랑했다. 안타 뿐만 아니라 범타로 잡힌 타구의 질도 날카로움 그 자체였다. 2년간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뒤 가장 김태완다운 타격으로 부활 조짐을 보였다.
김태완은 "부상을 당하고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아 경기 감각을 찾지 못한 상태였다. 아직도 완벽한 상태는 아니지만, 김성한 수석코치님과 김종모 타격코치님의 지도 아래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특히 우측으로 밀어치는 연습을 의식적으로 하면서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김태완의 성적은 22경기 70타수 14안타 타율 2할 무홈런 8타점. 그의 이름값에는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다. 2년간의 공백기 영향도 있었지만 그보다 부상 여파가 컸다. 옆구리와 함께 시범경기에서 입은 오른손 중지 통증이 김태완을 괴롭혔다. 시즌 첫 8경기까지 3할대 타율을 유지하며 순항했으나 이후 손가락 통증이 재발됐다.
김태완은 "손가락 통증으로 타격할 때 공을 제대로 못 따라가는 느낌이 있었다. 개막 후 첫 일주일은 괜찮았는데 이후 통증이 심해졌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경기에 빠지는 것이 나았다. 하지만 팀이 연패 중이었고 나 혼자 빠질 수 없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 해도 경기에 나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남자'다운 승부근성이다.
김태완은 "팀에 미안한 마음이 크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 끝나는 게 아니다. 앞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워가며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의지의 표현으로 그는 벌써 삭발만 두 번이나 감행했다. 13연패 과정에서 선수단과 함께 머리를 빡빡 밀었고, 이번주 1군에 등록될 때 홀로 또 삭발했다. "야구에 더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시즌 초반 최진행의 무릎 통증으로 외야수로 나서고, 최근에는 김태균의 체력관리 차원에서 1루수로 기용되고 김태완은 "나는 공격형 선수다. 하지만 팀에서 필요로 하면 수비에서도 도움이 되고 싶다. 태균이형이 힘들면 1루 수비도 나가고, 진행이가 지칠 때는 외야도 나가겠다. 주위에서 수비부담을 말하지만 내가 붙박이 수비수도 아니고, 그런 부분은 크게 상관 없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3안타로 부활의 신호탄을 울린 김태완은 "아직 완벽한 건 아니다. 안타는 많이 쳤지만 선수들은 각자 느끼는 손맛이 있는데 그 수준이 아니다. 경기를 계속 치르면서 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만족하지 않았다. 만족을 모르는 '상남자' 김태완의 강한 의지에서 한화의 반격 희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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