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에도 빛난 나성범의 스타 기질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5.19 06: 54

똑같은 플레이라 하더라도 중요한 순간 빛나는 선수가 있다. 우리를 그런 선수들을 스타라고 부른다. 아직 시작하는 단계지만 나성범(24, NC)이 스타로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음을 또 한 번 보여줬다.
나성범은 18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5타수 3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물론 3안타를 치는 선수는 하루에도 몇 명씩 나올 수 있다. 그렇지만 나성범의 이날 3안타는 말 그대로 영양가 만점이었다. 살얼음판 같은 투수전을 깨뜨렸고 마지막까지 팀이 버티는 중요한 원동력을 제공했다. 비록 팀은 연장 12회 혈투 끝에 졌지만 나성범의 맹활약은 한가닥 위안이 되기에 충분했다.
첫 타석부터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아갔다. 1회 1사 1루에서 삼성 외국인 투수 릭 밴덴헐크를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때렸다. 밴덴헐크의 직구가 나빴던 것은 아니다. 힘도 있었고 제구도 비교적 잘 됐다. 그러나 나성범은 놓치지 않고 이를 밀어 쳐 안타를 만들었다. 나성범의 센스와 선천적인 재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1-0으로 앞선 6회에는 추가점을 시즌 3호 홈런으로 장식했다. 역시 밴덴헐크의 공은 나쁘지 않았다. 변화구가 비교적 잘 떨어졌다. 그러나 공을 끝까지 주시한 나성범은 상체를 약간 굽히면서 이를 걷어 올려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괴력을 과시했다. 팀에 득점이 필요할 때 차곡차곡 장타를 때리며 가려운 곳을 긁어준 셈이다.
연장 10회에도 동점의 징검다리가 됐다. 2사 1루에서 중전안타를 터뜨리며 기회를 4번 타자 이호준까지 이어갔다. 결국 나성범의 안타는 이호준의 적시타로 이어지며 NC가 다시 동점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후 11회 수비에서는 이지영의 안타 때 정확한 홈 송구로 2루 주자 채태인을 홈에서 잡아내며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중요한 장면을 만들어냈다.
나성범의 스타 기질은 여러 차례 드러나고 있다. 1군 무대 2번째 경기였던 지난 8일 마산 한화전에서 한 경기 2개의 홈런을 때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 후에도 기회 때마다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8일까지 11경기에서 3개의 홈런과 14타점을 올렸다. 득점권 타율은 4할2푼9리에 이르고 주자가 없을 때(.190)보다 주자가 있을 때(.440) 더 강한 면모를 선보이고 있다. 같은 안타를 치더라도 더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오래간만에 탄생한 대형 신인에 NC뿐만 아니라 프로야구 전체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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