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22, 아우크스부르크)이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쐐기골을 터뜨리며 팀의 잔류를 확정지었다. 지난 시즌 구자철(24, 아우크스부르크)이 그랬던 것처럼, 잔류전도사의 길을 뒤따른 셈이다.
지동원은 19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홈구장인 SGL 아레나에서 끝난 그로이터 퓌르트와 2012-2013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최종전서 활약하며 3-1 완승을 이끌었다. 이날 지동원의 활약은 눈부셨다. 2-1로 살얼음 리드를 지키고 있던 후반 30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수비수 한 명을 완벽히 따돌리고 왼발로 골문 하단 구석을 갈랐다. 상대 수문장이 손을 뻗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홈팬들은 지를 연호했다.
아우크스부르크의 잔류 가능성에 방점을 찍은 골이었다. 자신의 시즌 5호골이자 팀의 잔류를 만들어낸 지동원의 골은 그동안 그가 겪어온 절망과 수난, 그리고 고초를 단숨에 털어버리는 기쁨의 골이기도 했다.

지동원은 선덜랜드에서 벤치 워머로 전락하며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고, 아우크스부르크 이적 초반에도 좀처럼 진가를 보여주지 못해 유럽 무대 생존 자체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구자철과 함께 아우크스부르크에서 꾸준히 출장 기회를 잡으면서 점점 자신감을 찾았고, 지난 2월 24일 호펜하임과 경기서 마수걸이 골을 터뜨리며 독일 무대에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동원은 팀의 생존을 걸고 치른 마지막 경기, 가장 중요한 일전에서 쐐기골을 터뜨리며 잔류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지난 시즌 볼프스부르크에서 임대돼 시즌 막판 맹활약하며 잔류를 이끌었던 구자철의 모습이 지동원에게서 리플레이됐다. 팀의 2시즌 연속 잔류를 이끈 한국인 듀오, '지-구 특공대'가 아우크스부르크에 있어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고비마다 골을 터뜨리며 구자철에 이어 신 잔류전도사로 떠오른 지동원은 분데스리가에서 눈도장을 제대로 받게 됐다. 이미 아우크스부르크는 지동원에게 완전 이적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으며, 프라이부르크 등 리그의 다른 팀들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소속팀의 생존과 함께 지동원의 유럽 무대 생존기 역시, 희망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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