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가 민연재 "작사는 쉽다? 음악 모르면 못하죠"[인터뷰]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3.05.19 09: 13

포맨의 '못해', '살다가 한번쯤', '그 남자 그 여자', 케이윌의 '니가 필요해', '러브 블러썸' 등의 대히트한 발라드곡 부터 달샤벳 '있기 없기'를 비롯해 포미닛, 지나 등 아이돌 곡까지 작사한 인물이 있다. 올해 31살의 감성청년 민연재다.
민연재가 작사한 곡은 협회에 등록된 것만 150여 개다. 장르도 다양하다. 애절한 발라드계의 선두주자 바이브, 포맨을 비롯해 아이돌 가수까지 민연재의 손을 거쳤다. 우리나라 가요계는 현재 유명한 작곡가에게만 거대하고 멋진 수식어가 붙는다. 하지만 아직 작사가는 그렇지 않기에, 민연재를 만났다. 최근 OSEN을 찾은 민연재는 인터뷰는 처음이라며 수줍은 미소를 머금은 채 인사를 건넸다.
민연재와 대화를 나눠보니, 그의 이색 경력들이 흥미를 끌었다. 디자인경영학 석사 졸업에,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매니저, 게임회사 근무 이력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나오는 것은 어쩌면 화려한 경력 덕분일지도 모른다.

"디자인경영은 관심있던 분야라서 석사까지 하게 됐어요. 작사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온라인을 통해 활동했었고요. 게임회사와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매니저는 전공을 살려 일을 하게 된 것인데 이 역시 작사가로 데뷔한 이후죠. 그러던 중 윤민수 형을 만났는데, 형이 제 재능을 알아보시고 한 가지를 선택하라고 충고해줬어요. 결국 하던 일을 정리하고 작사에만 매진하게 됐어요."
윤민수는 민연재에게 스승 그 이상의 존재다. 자신의 작사 재능을 제일 먼저 인정하고 이끌어줌은 물론, 항상 기회를 준 고마운 사람이란다. 민연재는 윤민수를 은인이라고 표현했다.
"윤민수 형은 은인같은 사람이에요. 제가 윤민수 형을 만났을 때는 나이도 어렸었고 제대로 작사에 대해 배운 적도 없던 시절이었어요. 실력 없는 어린 애였죠. 그런데 민수형이 도와줬어요. 제가 힙합 동아리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클럽 공연 등을 했었는데 랩 작사를 한 걸 눈여겨 보셨나봐요. 저한테 기회를 주셨죠. 처음에 작사한 곡은 다 까였었어요.(웃음). 다른 사람 같으면 하지말라고 했을 법한데 윤민수 형은 다시 해보라고 해줬어요."
민연재의 가장 큰 장점은 공감이다. '못해', '그 남자 그 여자' 등의 가사는 이별한 안타까운 연인들의 마음을 대변했고 최근 발표한 '러브 블러썸'은 사랑에 빠진 남자의 마음을 시적으로 표현했다.
"저의 장점이자 단점이 사실적이고 직접적인 가사를 쓴다는 거예요. 보통 제 이야기를 담아요. '가수가 된 이유' 역시 사실 제 이야기죠. 하하."
작사에 탁월한 능력이 있는 민연재는 작사하는 시간이 다른 사람에 비해 빠른 편이다. 대히트곡인 '못해'의 경우에는 카페에서 15분만에 완성했단다. 반면 '베이비 유'같은 경우에는 1년이 걸린 것도 있다.
"시간이 대체로 빠른편이지만 천차만별이에요. '베이비 유'는 1년 걸렸는데, 윤민수 형님의 마음에 들 때까지 수정하다보니 이런 시간이 걸린 것 같아요. 이 곡을 제외하면 모두 빠른 시간 내에 썼어요. 느낌이 오면 푹 빠져서 집중해요."
천재 작사가 민연재는 작사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작곡에 비해 작사를 '쉬운' 작업으로 평가하고, 가사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곡을 평가하는 것 역시 안타깝다고 말했다.
"작사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작사 역시 피아노라든가 하는 기술이 필요해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긴 하지만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윤종신씨 역시 '작사는 글보다는 음악에 가깝다'고 말씀하셨어요. 멜로디와 보컬 색을 모두 파악해야 진짜가 나오는건데. 제가 더 이를 갈고 열심히 해야죠."
민연재의 목표는 크고, 이색적이었다. 작사가 출신의 프로듀서. 자신의 손으로 직접 가수의 앨범을 만들길 원했다. 하지만 방식은 새로웠고 신선하다.
"작사가 출신의 프로듀서는 많지 않아요. 제가 디자인을 공부했잖아요. 디자인과 작사는 많이 닮았어요. 둘 다 시각적인 거거든요. 곡이 전체 분위기를 준다면 작사는 연상되는 무언가를 제공하니까요. 시각적으로 아티스트의 비주얼 메이킹을 해주고 싶어요. 가사를 통한 뮤직비디오 앨범 재킷, 의상 등의 프로듀서가 되고 싶어요. 윤민수 형과 매일 이야기 하는 것이 있어요. '평생 남는 곡을 써보자'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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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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