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주말드라마 ‘꽃들의 전쟁’(극본 정하연, 연출 노종찬)이 얌전(김현주 분)과 강빈(송선미 분), 중전(고원희 분)의 신경전을 그리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권력의 최상부에서 각각의 이유로 아귀다툼을 벌이고 있는 이들은 첫 삼자대면에서 독설을 주고받는 등 팽팽한 기 싸움으로 만만치 않은 궁중생활을 예고하는 중이다.
이 같은 모습은 지난 18일 방송된 ‘꽃들의 전쟁’에서 펼쳐졌다. 중전의 제안으로 심양에서 귀국한 강빈이 얌전과 정식으로 첫 대면한 가운데, 인물들 사이의 살벌한 관계가 긴장감을 형성했다.
얌전과 마주앉은 강빈은 첫 대면부터 눈빛으로 특유의 강직한 카리스마를 드러내며 확실한 한방을 날렸다. 시종일관 차가운 시선으로 자신을 면밀히 관찰하는 강빈의 시선을 받은 얌전은 차를 마시다가 사래가 들 정도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절정은 얌전의 아들인 숭선군이 들어설 때였다. 강빈은 “심양까지 요란한 소문이 들려와서 한 번 보고 싶었습니다”라며 숭선군을 대신 키우고 있는 중전에게 “천기(賤氣)는 면하겠습니다”는 거침없는 독설로 얌전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얌전과 강빈 사이의 기싸움에 중전까지 가세하며 신경전은 최고조로 치달았다. 글을 읽지 못하는 얌전에 대해 중전이 “못 배운 것이 수치겠습니까. 배우지 않는 것이 부끄러운 거지요”라며 면박을 줬기 때문. 강빈에 이은 중전의 이 같은 모욕적인 말에 얌전의 분노심은 극으로 치달았다.
세 사람은 혼란한 인조시대에 각각의 뜻을 품고 만만치 않은 궐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강빈이 인조에 대한 분노심과 함께 차기 왕으로 거론되고 있는 남편 소현세자를 통해 세상을 바꾸겠다는 복심을 가진 가운데, 인조의 정비로 강빈을 비롯해 궐내 기강을 바로잡는 중전의 조용한 카리스마, 신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얌전의 야망이 모아지며 ‘꽃들의 전쟁’의 갈등 온도를 치솟게 하는 중이다. 이제 막 촉발된 세 여인의 강력한 기싸움이 ‘꽃들의 전쟁’에 어떤 파란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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