얻어걸린 인기예능, 아무것도 안해야 한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5.19 10: 52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잘 된 것 같다.”
방송인 김성주가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의 성공 요인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김성주는 지난 15일 MBC 새 예능프로그램 ‘파이널 어드벤처’ 제작발표회에서 자신이 출연하고 있는 ‘아빠 어디가’의 인기 비결에 대해 이 같이 말하며 “재미를 만들기 위해 애쓰지 않았던 것이 성공 비결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대로 ‘아빠 어디가’는 청정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제작진의 개입이 최소화된 리얼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일밤’의 또 다른 코너 ‘진짜 사나이’와 금요일 밤 최강자 자리를 노리고 있는 ‘나 혼자 산다’ 역시 제작진이 던져놓은 큰 틀 아래 출연자가 자유자재로 돌발상황을 만들어가는 리얼 예능 프로그램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사실 ‘아빠 어디가’가 첫 회 녹화 이후 제작진과 출연진이 프로그램의 성패를 예상하며 낙담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스타의 자녀들이 출연하는 까닭에 제작진이 미리 준비한 구성이 무용지물이 됐고 긴 녹화 시간에 비해 재미있는 요소가 적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첫 방송 후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과 이를 지켜보는 어른들의 당황스러워하는 표정은 큰 웃음을 안겼다.
‘나 혼자 산다’와 ‘진짜 사나이’ 역시 관찰 예능 프로그램을 표방하고 있어 ‘아빠 어디가’ 첫 녹화 분위기와 마찬가지였다. 제작진이 촬영을 하면서 재밌다고 생각한 부분과 막상 편집을 하고 자막을 입힌 후 웃음이 터지는 부분이 많이 달랐다는 후문이다.
특히 언제 재밌는 요소가 튀어나올지 모르기에 카메라를 한시도 내려놓을 수 없는 고난의 촬영 일정이 이어지고 있다. 제작진에 따르면 ‘나 혼자 산다’는 스타들의 일상을 추적하다보니 가끔은 재미 있는 부분이 없어 이틀 정도 촬영 분량을 통째로 편집할 정도로 강행군이 펼쳐지고 있다.
결국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세 프로그램은 성격은 조금씩 다르지만 진짜 모습을 보여주며 공감과 재미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스타와 스타자녀들의 오지여행기를 다룬 ‘아빠 어디가’는 아이들과 아빠들의 자연스러운 성장기에 인공적인 웃음코드가 들어가면 안 된다.
혼자 사는 스타들의 모습을 담는 ‘나 혼자 산다’ 역시 억지스러운 상황이 연출되는 즉시 리얼 예능의 장점이 와장창 깨지게 된다. 군대에서 생활하는 스타들의 적응기를 통해 웃음을 안기는 ‘진짜 사나이’ 역시 군복무를 마친 남성 시청자들이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재미가 얻어걸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제작진과 출연진의 노력은 그 어떤 예능프로그램보다 많으면 많았지 덜하지 않다. 한 예능 프로그램의 연출자는 최근 OSEN에 “제 아무리 리얼 예능프로그램이지만 어떻게 하면 꾸준한 재미를 만들 수 있을지 구성에 있어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렇다고 제작진이 많이 개입하면 리얼 예능이 주는 재미가 떨어지니 구성을 하는데 상당히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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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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