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가 시즌 3호 도움을 올리며 부활의 날갯짓을 제대로 펼쳤다. 김봉길 감독과 대표팀 선배 김남일 설기현의 존재가 숨은 원동력이다.
인천은 19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강원과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 홈경기서 전반 41분 안재준의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안재준은 인천 유니폼을 입고 본인의 K리그 통산 100번째 출전 경기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이로써 3경기 연속 무승 고리를 끊어낸 인천은 5승 5무 2패(승점 20점)를 기록하며 4위로 뛰어 올랐다. 반면 지난 성남전서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한 강원은 1승 5무 6패를 기록했다.

안재준의 결승골을 도운 이천수는 경기 후 인터뷰서 "홈에서 골이 안 터지는 경기가 있어 오늘 힘든 경기를 예상했다"면서 "(안)재준이가 굉장히 좋은 헤딩을 했다. 내 킥이 좋은 게 아니라 재준이가 잘 빠져들어갔다"라며 후배에게 공을 돌렸다. 이천수와 안재준은 고려대 대학 선후배 사이다.
이천수는 올 시즌 8경기에 출전해 벌써 3호 도움을 기록했다. 당초 우려와는 달리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개인적인 타이틀은 공격수들이 모두 욕심을 내는 부분이다. 하지만 올해는 편안한 마음으로 보내고 싶다"는 이천수는 "'이천수'라는 선수가 다시 그라운드로 왔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 욕심을 부리면 부상 등 안좋은 일이 생길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천수가 맘 편안히 활약을 할 수 있게 해준 보금자리가 있었다. 김봉길 감독과 대표팀 선배 김남일 설기현의 존재였다. 이천수는 "감독님과 첫 미팅을 했을 때 '잘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모든 선수들에게 배려를 해주신다. 선수 입장에서 많이 생각해 주셔서 우리도 감독님께 보답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그것이 바로 운동장에서 경기력으로 나타난다. 감독님의 리더십에 존경을 표하고 있다"면서 "남일, 기현이 형과는 2002 한일월드컵 이후 서로 각자의 길을 걸었다. 인천이라는 한 팀에서 경기를 하다 보니 개인적으로 편했다. 버팀목이 될 수 있는 선배들이 있어서 좋았다. 대화도 잘 통한다"라고 활약의 원동력을 밝혔다.
이천수는 이어 "기현이 형은 오늘 K리그 통산 100경기 출전이었고, 남일이 형은 A대표팀 발탁 이후 첫 경기였다"면서 "부담이 될 수도 있는 경기라 경기에 나오기 전 '승리를 선물하자'라는 얘기를 후배들과 나눴다. 모두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기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인천은 이날 1경기서 많은 것을 이뤄냈다. 3경기 무승 고리를 끊어낸 것을 비롯해 시즌 3호 도움을 기록한 이천수, 인천의 유니폼을 입고 K리그 통산 100번째 출전 경기서 결승골을 넣은 안재준, 통산 100번째로 K리그 그라운드를 밟은 설기현, 3년 만의 A대표팀 발탁 이유를 그라운드에서 설명해 낸 김남일까지, 1승 이상의 값진 승리였다.
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