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외야수 정수빈(22)의 빠른 발이 역전승을 견인했다.
두산은 1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와 원정경기에서 1회 4점차 열세를 딛고 15-8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화전 3연패 사슬을 끊은 두산은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정수빈의 빠른 발이 단연 돋보인 역전극이었다. 이날 정수빈은 5타수 5안타 1타점 3득점 1도루로 맹활약했다. 프로 데뷔 첫 5안타 경기. 특히 안타 5개 중 3개가 발로 만들어낸 내야 안타라는 점에서 정수빈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난 경기였다.

정수빈의 발은 3회초 첫 타석부터 시작됐다. 1-5로 뒤진 3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정수빈은 한화 선발 김혁민 초구에 기습적으로 1루 향해 번트를 댔고 빠른 발로 살았다. 이어 이종욱의 좌중간 3루타 때 재빠르게 홈으로 파고들어 추격의 신호탄을 알렸다.
5-8로 뒤진 4회에도 마찬가지. 무사 1·2루에서 정수빈은 바뀐 투수 김경태의 초구에 이번에는 3루수 쪽으로 번트를 댔다. 3루수 오선진이 달려들었지만 정수빈의 발을 따라잡기란 무리였다. 정수빈의 내야안타로 만루 찬스가 만들어졌고, 결국 8-8 동점의 디딤돌을 놓았다.
5회에도 2사 2루에서 우전안타를 때린 뒤 2루 도루에 성공하며 한화를 압박한 정수빈은 7회 기어이 결승타점을 만들어냈다. 이번에도 발이었다. 7회 2사 2·3루 찬스에서 정수빈은 한화의 바뀐 투수 윤근영을 상대로 2구째 공을 받아쳤다. 빗 맞은 타구는 1루 쪽으로 느리게 굴러갔다.
이미 스타트를 끊은 정수빈의 발이 워낙 빨랐고, 투수 윤근영은 공을 뛰어넘으며, 파울 라인 밖으로 벗어나길 바랐다. 그러나 타구는 잔디에서 더 이상 구르지 않았고, 그 사이 3루 주자 윤석민이 홈을 밟았다. 정수빈도 1루에서 살았다. 정수빈의 내야안타가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타가 된 것이다.
정수빈은 9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와 1루 쪽 땅볼을 쳤으나 투수 정대훈의 베이스커버가 늦는 틈을 타 먼저 1루 베이스를 밟으며 이날 경기 5번째 안타이자 4번째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오랜만에 두산이 두산다운 야구로 이겼고, 그 중심에 바로 정수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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