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승 같은 구원승' 유희관, 두산 구세주 등극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5.19 20: 51

좌완 투수 유희관(27)이 투수난에 시달리는 두산 마운드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유희관은 1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와 원정경기에서 2회 두 번째 투수로 구원등판, 6⅔이닝 4피안타 3볼넷 7탈삼진 3실점으로 선발급 역투를 펼치며 15-8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데뷔 첫 구원승으로 시즌 2승째. 
외국인 투수 개릿 올슨의 부상 이탈과 김선우의 부진에 따른 2군행 등으로 투수난을 겪고 있는 두산은 이날 경기에서도 3년차 신예 이정호가 1⅓이닝 6피안타 2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조기에 무너지며 암운이 드리웠다. 결국 이정호는 2회 1사 만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1-4로 뒤지고 있는 상황. 두산은 롱릴리프로 유희관을 긴급 투입했다. 유희관은 첫 타자 김태균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으나 김태완-김경언을 범타 처리하며 추가점을 막았다. 그러나 3회 오선진에게 볼넷, 조정원에게 좌전 안타, 박노민에게 1타점 좌전 2루타를 맞은 뒤 고동진-한상훈에게 연속 희생플라이로 3실점했다. 
하지만 두산 타선은 4회초 4득점으로 승부를 8-8 원점으로 되돌렸고, 유희관도 4회말부터 힘을 내기 시작했다. 김태균-김태완-김경언으로 이어지는 4~6번 타순을 삼자범퇴로 처리한 뒤 오선진-조정원-박노민을 공 10개로 3연속 삼진 돌려세웠다. 
6회에도 2사 후 최진행에게 볼넷 1개를 내줬을 뿐 김태균을 유격수 땅볼로 잡은 유희관은 7회에도 김태완-김경언-오선진을 다시 한 번 3연속 삼진 요리하며 위력을 떨쳤다. 8회에도 이학준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정현석을 3루수 앞 병살타로 솎아내는 등 흔들림없는 피칭으로 한화의 추격 의지를 확실하게 꺾어놓았다. 
총 투구수 106개. 데뷔 첫 100구 이상 피칭으로 선발승 같은 구원승을 올렸다. 직구 구속은 130km대 초중반이지만, 정확한 제구와 허를 찌르는 커브-슬라이더가 위력을 떨치며 불붙었던 한화 타선을 경기 중반부터 완벽하게 잠재웠다. 두산의 투수난 시대에 유희관이 새로운 구세주로 자리매김한 순간이었다. 
경기 후 유희관은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뽑아줘 편안하게 던질 수 있었다. 한화에 2연패하며 총체적 난국이라는 소리도 들었다. 오늘 만큼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며 "체력적인 문제는 없었다. 트레이너 코치님들이 많이 챙겨주신다"고 자신했다. 이어 "상무와 두산 2군에서 꾸준히 선발로 던져왔기 때문에 길게 던지는 건 문제없다. 선발이든 중간이든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감독-코치님들이 시켜주시는 대로 어떤 역할이든 열심히 할 뿐이다. 나가라면 언제든 나가겠다. 팀의 우승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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