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샷원킬이 필요한데…".
한화 4번타자 김태균(31)은 올해 36경기 모두 출루에 성공했다. 지난해 9월27일 문학 SK전부터 43경기 연속 출루. 그러나 올해 김태균은 특이하게도 안타보다 많은 사사구를 얻고 있다. 그만큼 상대팀으로부터 집중견제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김태균은 올해 113타수 35안타로 타율 3할1푼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은 전체 17위이지만 출루율은 무려 4할7푼7리로 리그 전체 1위. 볼넷이 무려 34개이고, 몸에 맞는 볼도 4개나 있다. 사사구가 38개로 안타보다 3개 더 많다. 볼넷은 2위 그룹과도 10개차.

특히 5월 들어 이 같은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5월 14경기에서 36타수 7안타로 타율이 1할9푼4리밖에 되지 않지만 볼넷을 무려 22개나 골라냈다. 김태균의 선구안이 좋은 것도 있지만 고의4구성 볼넷이 상당수였다. 치고 싶어도 좀처럼 좋은 공이 들어오지 않는다.
역대 한 시즌 최다 볼넷 기록은 2001년 롯데 외국인 타자 펠릭스 호세로 127개. 당시 호세가 친 안타가 123개였으니 안타보다 더 많은 볼넷을 얻었다. 올해 김태균도 산술적으로 시즌을 마치게 되면 약 121개의 볼넷을 기록하게 된다. 근래 들어 이렇게 견제받는 타자는 김태균이 처음이다.
김태균도 "지금껏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 많은 볼넷을 얻고 있는 건 올해가 처음인 것 같다. 견제가 심한 게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를 뒷받침할 수 있는 타자가 마땅치 않고, 상대는 김태균만 거르면 된다는 생각으로 좋은 공을 안 준다. 한화 김응룡 감독도 "김태균한테 좋은 공을 아예 주지 않는다. 저래서는 타격 감각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고 답답해 했다.
김태균은 "언제까지 볼넷만 얻을 수 없다. 치고 나가야 한다. 그렇다고 나쁜 볼에 방망이가 쉽게 나갈 수도 없다"며 "결국 원샷원킬이 필요하다. 아무리 피하더라도 칠 수 있는 공이 오게 되어 있다. 그런데 내가 그걸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결국 내가 문제다. 볼넷 탓만 할 수 없다. 원샷원킬로 나 스스로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자가진단했다.
김태균의 가장 큰 고민은 결국 홈런이다. 올해 그는 타율보다 홈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장타 생산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집중견제라는 벽에 부딪치며 홈런 숫자는 3개에서 멈춰있다. 하지만 최근 김태완이 부활 조짐을 보이며 5번 타순으로 돌아온 만큼 상황이 바뀔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태균의 원샷원킬 본능이 살아나는 순간, 한화의 리그 최소 팀 홈런(7개) 고민도 해결될 것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