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조로운 복귀 수순이다. 권오준(33, 삼성 투수)이 잠시 내려 놓았던 공을 다시 잡는다.
지난 1월 23일 오후 일본 군마현의 게이유 정형외과에서 이토 박사의 집도로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던 권오준은 2월 25일부터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그라운드 복귀를 위한 기초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그는 오는 21일부터 경산 볼파크 재활군에 합류, 네트 스로잉으로 감각을 익힌 뒤 캐치볼과 롱토스 등으로 훈련 강도를 높일 예정. 그래서 일까. 그의 목소리에는 활력이 넘쳤다.

권오준은 20일 밤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몸상태는 많이 좋아졌다. 이제 기초 재활 프로그램은 다 마쳤다. 21일부터 경산 볼파크 재활군에 합류해 네트 스로잉 등 기본 단계에 돌입할 계획이다. 세 번째 수술이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결과가 좋아 다행이다"고 현재 상태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물론 공을 던져 봐야 알겠지만 결과는 괜찮은 것 같다. 현재까지 상태를 봐서는 별 문제없이 왔는데 공을 던지는 게 중요하니까 6,7월쯤 돼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투수 최고참인 권오준은 시즌 초반에 계투진이 흔들릴 때마다 그저 미안한 마음 뿐이었다. 자신의 오른쪽 팔꿈치와 삼성의 네 차례 한국시리즈를 맞바꿨던 그는 "초반에 성적이 좋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이젠 팀이 잘 나가니까 그래도 부담은 덜 된다. 워낙 동생들이 잘 해주고 있으니까 든든하다"고 말했다.
권오준이 빠진 뒤 신용운(1승 2홀드)과 심창민(1세이브 9홀드) 등 신형 잠수함 듀오가 삼성 마운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지난해까지 삼성 필승조를 이끌었던 그는 "동생들이 잘 하면 좋은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더욱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신용운의 재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이한일 재활군 트레이너는 권오준의 경산 볼파크 합류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 트레이너는 "오준이형이 1년 안에 마운드에 오를 수 있도록 개인 시간까지 포기할 예정"이라고 성공적인 복귀를 약속했다.
이에 권오준은 "한일이가 죽을 각오로 오라던데 죽여 달라고 해야 겠다. 나는 언제든지 그럴 준비가 돼 있으니 한일이와 함께 잘 해보겠다. 원래 내 스타일과도 잘 맞는다"고 독기를 품었다.
"이젠 몸이야 피곤해도 마음은 편하다"는 권오준은 틈날때면 대구구장에 가서 동료 선수들의 얼굴도 볼 예정. 순조로운 재활 과정을 밟아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게 그의 목표다.
삼성 선수들은 올 시즌에 앞서 저마다 모자에 45번(권오준의 등번호)을 적어 놓았다. 사자 마운드의 '정신적 지주' 권오준이 하루 빨리 돌아오길 손꼽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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