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이 그간의 굴욕을 딛고 일요 예능 최강자로 우뚝 섰다.
20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의 집계결과에 따르면 지난 19일 방송된 '아빠 어디가'는 14.5%를, '진짜 사나이'는 11.4%를 기록했다. 이는 동시간대 방송된 프로그램들 중 1위를 차지한 성적으로 내부적으로는 모두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한 기록.
'일밤'의 두 코너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는 첫 방송을 할 때만 해도 시청자들의 기대가 그리 크지 않았던 프로그램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앞서 방송됐던 '일밤-나가수2', '일밤-매직콘서트 이것이 마술이다'가 한없이 초라한 성적으로 전통 예능 강자 '일밤'에 굴욕을 안겼기 때문이다.

'일밤' 부활의 첫 신호탄을 쏜 것은 '아빠 어디가' 코너였다. '아빠 어디가'는 지난 1월 6일 첫 방송에서 '나는 가수다2'의 마지막 방송이 기록한 5.5%를 훌쩍 뛰어넘는 7%의 시청률을 기록하더니, 이내 10%대로 진입하는 저력을 보였다. 순수하고 티없이 해맑은 연예인 자녀들의 매력이 주말 오후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은 것.
이후 윤후나 지아, 민국, 준수, 준 등 연예인 자녀들은 그 어떤 연예인들 보다 뜨거운 사랑을 받는 국민 아들·딸로 거듭났다.
'아빠 어디가'로 선제 공격을 마치고 '일밤'이 내놓은 또 다른 비밀병기(?)는 리얼 입대 프로젝트 '진짜 사나이'였다. 외국인을 포함한 30-40대의 남자 연예인들이 군대에 다시 입대하는 포맷은 첫 등장부터 생소했기에 다소 무리수를 둔 콘셉트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 코너는 남성 시청자들 뿐 아니라 여성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아빠 어디가'의 아성을 따라잡고 있다.
특히 외국인 병사 샘 해밍턴은 어리숙한 모습과 한국어에 서툰 모습으로 인해 '구멍 병사'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큰 웃음을 주는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두 프로그램은 방송가에서 꽤 오랫동안 유행중인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이 분야에는 이미 타 방송사 SBS '런닝맨'과 KBS 2TV '1박2일'이라는 오래된 강자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일밤'이 이들을 꺾고 승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요인은 신선한 소재 선택에 있었다. '연예인 아빠와 아이들의 여행'이라는 평범해 보이지만, 허를 찌르는 소재와 '연예인들의 리얼 입대 프로젝트'라는 다소 엉뚱하고 도전적인 소재가 새로운 것을 찾는 시청자들의 필요에 딱 맞아 떨어진 것.
신선한 소재의 프로그램으로 일요일 밤 정상의 자리를 되찾은 '일밤'이 계속되는 진화로 이 자리를 지켜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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