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오지호, 이희준은 KBS 2TV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극본 윤난중, 연출 전창근 노상훈, 제작 KBS 미디어/MI Inc)을 통해 다시금 조명받았다. 이들은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 김혜수와 함께 드라마를 이끈 두 주역이라고 할 만 하다.
극 중 오지호는 '초딩멘탈' 정사원 에이스 장규직 팀장을, 이희준은 착한 상사 무정한 팀장을 연기했다. 판타지가 강한 이 드라마에 현실적인 감각을 불어넣은 캐릭터들이라고 할 수 있다. 드라마에 남자 주인공으로 흔하게 등장하는 재벌 2세, 엄친아, 백마 탄 왕자님이 아닌 식품회사 팀장으로 실제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직장인들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에게 다가선 것.
이 두 남자는 시청자들, 특히 여성들의 취향에 따라 팽팽한 인기 대결을 펼치고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오지호가 분한 장규직 팀장은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유치찬란하고, 마초 기질이 다분한 남자다. 계약직 알기를 우습게 아는 그는 천상천하 유아독존 캐릭터. 갈고 닦은 아부실력은 자타공인 수준급이다. 이대로라면 그는 분명 최악의 팀장, 최악의 찌질한 남자일 게 분명하지만 극 중반을 지나면서 숨은 매력이 하나 둘 표출됐다.

팀장이라는 직분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때론 '악역'을 자처할 수밖에 없는 사정, 만년과장 고정도(김기천) 선배를 잃지 않기 위해 그 나름대로 고군분투하는 모습, 입사동기이자 절친 무정한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기꺼이 자리를 내놓는 용기 등이 드러나면서 장규직은 본연의 매력, 정의롭고 의리 있는 사나이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희준이 연기한 무정한 팀장은 한 마디로 '착한 남자'다. 식물성 초식남에 한 없이 착한 그는 윗 사람 눈에는 우유부단한 무능력 사원이다. 하지만 그는 알고 보면 강한 결단력의 소유자.
만년과장 고정도(김기천)가 정리해고로 사무실을 떠나기 직전 "고 과장님 이대로 보내실 겁니까?"라고 황부장을 향해 외쳤다. 모두가 계약직은 회사 공모전에 기획안을 응모해봐야 소용없다고 말할 때, 그는 정주리(정유미)를 응원했고 그녀의 기획안을 지켜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남다른 동료애, 그리고 원칙을 지키는 소신은 무정한을 돋보이게 해주는 매력이다.
2% 부족한 듯하지만 반전 매력을 지닌 두 캐릭터를 오지호와 이희준이 유머러스하면서도 현실적으로 그려내공감을 얻어냈다. 오지호는 "자꾸만 성격이 장규직처럼 변한다"며 평소에도 살짝 건들거리는 팔자걸음을 유지했고, 언제나 다소곳하게 사람 좋은 미소를 유지하는 이희준은 눈에 띄지 않게 섬세한 한 마디로 동료들을 챙겼다는 후문.
또 미스김에게 잇따라 고백한 이 두 남자를 두고 현재 누가 미스김의 상대로 누가 좋을지 시청자들이 양분된 상태다.
한편 15회는 20일 오후 10시 KBS 2TV에서 방송된다. 21일 16회로 종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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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미디어/M.I. Inc.